"입학원서 통해 타대학 지원여부 묻지 않는다"
대학들, 학생이 다른 대학에 지원했는지 알 수 있나
11학년을 마치고 여름방학을 맞은 학생들은 이제 본격적으로 대학 지원 절차를 준비할 시점이다.
대학 리스트를 정리하고, 에세이를 작성하며, 원서 마감일을 점검하는 등 해야 할 일들이 많다.
이 과정에서 많은 학생들은 “대학은 내가 다른 학교에 원서를 넣었는지 알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고 싶어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부분의 경우 대학은 다른 대학에 지원한 사실을 알 수 없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대학들은 원서에서 지원자에게 다른 지원 대학에 대해 묻지 않는다.
전미대학입학상담가협회(NACAC)의 윤리 강령은 “대학이 지원자에게 타대학 지원 현황을 묻거나, 선호 대학의 순위를 밝히도록 요구하면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원칙적으로는 각 대학이 독립적으로 지원자를 평가하며, 다른 대학 지원 여부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이 같은 원칙에도 불구하고 특정한 경우에 대학이 간접적으로 다른 지원 대학에 대해 알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며, 그 정보가 입시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다.
대학들은 ‘일드(yield)’, 즉 합격생 중 실제로 등록하는 비율에 매우 민감하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드는 대학의 ‘인기도’나 ‘매력도’를 가늠하는 지표로 간주되며, 이는 대학의 순위와 재정 지원 정책, 입학 전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어떤 대학이 지원자가 자격은 우수하지만 실제 등록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할 경우 합격 대신 대기자 명단(waitlist)에 올리거나 불합격 처리하는 경우도 있다.
다시 말해 입학 사정관은 지원자가 해당 학교를 ‘안전 학교’로 생각하고 있다고 추측되면 지원자의 열의를 의심할 수 있다.
비록 대학이 공식적으로 다른 지원 대학의 정보를 요구하진 않지만 지원자가 실수로 자신의 지원 현황을 드러낼 수 있는 몇 가지 가능성이 있다. 드물지만 교사나 카운슬러가 작성한 추천서에 학생이 특정 대학에 ‘얼리 디시전(Early Decision)’ 으로 지원했다는 언급이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또는 동일한 추천서가 여러 대학에 재사용되는 과정에서 특정 학교에 맞춰진 문구가 다른 대학에 전달될 수도 있다.
대부분의 교사와 카운슬러는 이를 잘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추천서를 중립적으로 작성하지만, 확실히 하기 위해 학생이 직접 확인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부 고등학교의 경우 카운슬러가 작성하는 학교 프로필이나 보고서에 학생이 지원한 대학의 이름이 기재될 가능성도 있다. 이는 드문 경우지만 학생이 신중하게 검토하고 카운슬러에게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자신도 모르게 에세이에서 다른 대학이나 특정 프로그램을 언급하는 실수를 할 수 있다. 특히 여러 학교에 같은 에세이를 제출할 경우 학교 이름이나 교수 이름, 전공 등이 특정 대학에 맞춰져 있다면 문제가 된다.
대부분의 경우 대학은 지원자가 다른 어디에 원서를 냈는지 알 수 없다. 또한 NACAC의 윤리 기준에 따라 대학이 그 정보를 요청하거나 지원자에게 대학 선호도를 밝히도록 요구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추천서, 성적 증명서, ED 제도, 에세이 실수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정보가 노출되는 경우가 있고, 이러한 정보가 대학의 일드 관리 전략과 결합되면 입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김수현 교육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