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부채… ’고소득자 절반, 카드빚 ‘속앓이’
연 10만달러 이상 버는 소비자
50%는 카드빚에 대해 ‘거짓말’
크레딧카드 빚은 많은 미국인에게 당혹스러운 비밀이다.
특히 수입이 높은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온라인 융자 플랫폼 ‘렌딩트리(LendingTree)’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크레딧카드 부채가 있는 미국 소비자의 약 40%는 자신이 진 빚의 액수에 대해 거짓말을 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연소득 10만 달러 이상 고소득자 중에서는 50%가 카드빚 규모에 대해 거짓말을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카드빚은 모기지론이나 학자금 대출과는 달리 수치심과 죄책감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4%대의 고정 모기지금리를 자랑하는 이웃이나, 다섯 자릿수 학자금 대출을 안타까워하는 젊은이와 달리 카드빚은 무분별한 소비나 재정관리 실패의 상징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렌딩트리의 소비자 금융 수석 분석가 맷 슐츠는 “많은 사람들이 카드부채를 실패, 혹은 약점이나 자제력 부족의 증거로 본다”고 말했다.
렌딩트리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현재 미국 전체 크레디카드 부채는 총 1조 2000억 달러에 달한다. 카드 소지자 중 약 46%는 지난 1년 동안 한 달 이상 밸런스를 남긴 적이 있으며, 카드빚을 보유한 사람의 평균 밸런스는 7321달러이다. 평균 금리는 21.4%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렌딩트리는 지난 3월 소비자 2000명을 대상으로 카드 사용 습관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주요 결과를 살펴보면 카드 부채가 있는 응답자의 39%는 부채 액수를 가족이나 연인 등에게 숨긴 적이 있으며, 연소득 10만 달러 이상 고소득자의 50%는 카드빚 액수에 대해 거짓말을 한 적이 있고, 연 3만 달러 미만 저소득자 중 카드빚 규모에 대해 거짓말을 한 경험이 있는 비율은 32% 였고, 응답자 중 28%는 자신이 진 카드빚에 대해 누구와도 이야기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카드빚은 저소득층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렌딩트리에 따르면 연소득 10만 달러 이상인 사람의 절반이 카드빚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3만 달러 미만 소득자 중에서는 39%가 카드빚이 있다.
슐츠는 “사람들은 고소득자는 카드 빚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수입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재정 관리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카드빚을 줄이고 싶다면, 전문가들은 공격적인 상환 전략을 권한다. 뱅크레이트(Bankrate)의 수석 경제분석가 테드 로스먼은 “최소 결제금액은 대부분 이자와 잔액의 1%만 포함된다”며 “실질적인 상환을 위해서는 더 큰 금액을 매달 납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새로운 카드 사용을 중단하고, 매달 소득의 5%를 상환에 투입하거나 첫 달에 최소 결제액의 두 배를 내고, 이후에도 같은 금액을 계속 납부하는 방식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구성훈 기자 la@chosunda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