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 '자살' 심각… 아시아계 평균의 두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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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사회 '자살' 심각… 아시아계 평균의 두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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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LA카운티서 한인 10명 자살 

타인종보다 자살 가능성 3배 높아

전문가들 "정신건강 관리가 최우선"



5월 ‘정신건강 인식의 달’을 맞아 한인 커뮤니티 내 '자살' 문제가 집중조명을 받고 있다. 

지난 2022년 LA카운티에서 한인 이민자의 자살률이 아시아계 전체 평균의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준다. LA카운티 검시국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LA카운티에서 10명의 한인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이는 월 평균 2명 꼴에 해당된다.<본지 5월 7일자 A3면> 

자살자들의 연령대는 20대 초반부터 70대 후반까지 다양해 이 문제가 특정 세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님을 보여준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LA카운티 정신건강국(LACDMH) 자료에 따르면 LA 카운티에는 약 23만 명의 한인이 거주하며 2022년 총 29명의 한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인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약 12.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해 LA카운티 아시아계 전체 자살률인 6.3명의 두 배에 이르는 수치다. 

할리우드 LA뉴스는 한인이 타인종보다 자살로 사망할 확률이 약 3배나 높다고 전했다. 특히 한인 남성들의 경우 ‘살해 후 자살(Murder-Suicide)’ 사건이 자주 보고된다고 보도했다.

지난 3월 랜초 팔로스버디스에 위치한 공원묘지에서 60대 한인 남성이 90대 부친을 총으로 살해한 뒤 자살했다. 지난해 2월에는 LA 한인타운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한인 모자 살인·자살 사건은 한인 커뮤니티에 큰 충격을 줬다. LA경찰국(LAPD)은 당시 50대 김건호씨가 80대 노모 김옥씨를 살해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한인 이민자들의 높은 자살률은 ▲정신건강에 대한 문화적 낙인 ▲가정 및 사회로부터의 소외감 ▲높은 학업·직업적 기대감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정신적 어려움을 겪더라도 이를 외부에 드러내지 않고 혼자 감내하려는 경향이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한인가정상담소(KFAM)에 따르면 한인사회에서 정신건강 문제로 상담받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시니어 상담도 전년대비 약 5% 늘었다. 실제로 지난해 총 302명의 한인이 정신건강 상담을 받았으며, 총 3706회의 심리치료 세션이 제공됐다. 상담을 요청한 한인들은 평균 약 4.5개월에서 8개월에 걸쳐 상담을 지속했는데 이 가운데 147명은 약물 치료 서비스도 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KFAM의 캐서린 염 소장은 1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KFAM을 통해 상담을 받는 한인의 약 50%는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중 다수가 우울(40명), 불안(10명), 대인 관계 갈등(20명), 기타 문제(10명)를 호소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정신건강 관리가 최우선"이라며 "불안증이나 우울증 증세가 있으면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LA카운티 정신건강국(LACDMH)은 5월 한달동안 정신건강에 대한 유익한 강의와 체험활동, 문화·예술공연 등을 무료로 진행한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공식 웹사이트(www.takeactionla.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미정 기자 la@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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