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여곳 이력서 냈지만 인터뷰도 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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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여곳 이력서 냈지만 인터뷰도 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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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신입 사원 채용이 위축되면서 예비 대졸자의 취업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한 대학의 졸업식 모습. /AP



 

더 좁아진 올 대졸자 취업문

한인들 "인턴 채용까지 급감"

실업률 1년새 4.8%→5.8%로

학자금 상환 재개 겹쳐 '이중고' 



 


“작년 여름에 인턴십을 하던 회사에서 취업 오퍼를 받고 큰 기대를 했는데, 갑자기 그 회사가 다운사이징에 들어가며 오퍼를 취소했어요. 이후 여러 곳에 레주메를 넣었지만 감감 무소식이라 마음만 조급해지네요.“ 

대학 졸업을 앞둔 김모씨는 “취업 시장이 안 좋은 것은 알았지만, 이 정도 일줄은 몰랐다”며 "저도 그렇지만 부모님이 너무 걱정을 하신다"며 한숨을 쉬었다. 


올해 대학을 졸업하는 예비 사회 초년생들의 시름이 깊어만 가고 있다. 취업 시장의 문이 갈수록 좁아지고있기 때문이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월 기준 신규 졸업생 실업률은  5.8%로 전년 동기의 4.6%보다 되레 상승했다. 


구직난이 심화되면서 일부 예비 졸업생들 사이에서는 눈높이를 낮추거나, 목표 기업을 두기 보다 어디든 합격하면 다니겠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지만 이마저 녹록치 않다. 버지니아의 해리슨버그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한 학생은 “취업이 급선무라 소셜미디어와 마케팅 분야 기업 200여곳에 레주메를 보냈지만 인터뷰 기회조차 거의 얻지 못했다”며 허탈해 했다. 


구직난 뿐 아니다, 지난 5일부터 학자금 대출 상환이 재개되면서 일부 졸업생들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상태에서 강제 추심까지 맞닥뜨리는 이중고를 겪게 됐다.  


한인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졸업을 앞둔 자녀들이 취업을 하지 못했다는 하소연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1년 이상 취준생  노릇를 하고 있다거나 명문대를 나왔지만 직장을 구하지 못했다는 댓글도 적지 않다. 

 

고용 시장이 둔화되면서 인턴 채용도 활기를 잃고 있다. 일반적으로 인턴 채용 공고는 초봄에 급격히 증가하지만 올해는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취업 검색 사이트 ‘인디드(Indeed)’에 따르면 지난달 인턴 채용 공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나 하락했다. 또 정규직 채용의 경우 신입인 ‘엔트리 레벨’ 보다는 경력직 선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게 '인디드' 측의 설명이다. 



향후 일자리 전망도 밝지 않은 편이다. 지난 2~3월 ‘전국 대학·고용주협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이 지난 6개월새 신규 채용 계획을 철회했다. 대부분이 대졸자 신규 채용 계획은 변동이 없다고 답했지만, 신입사원 채용을 확대할 계획이라는 답변은 24.6%로 낮아졌다. 지난 가을 조사때의 27%에서 감소한 것은 물론 코로나 팬데믹이 기승을 부리던 2020년 가을 이후 최저치다. 


전문가들은 “많은 기업들이 관세, 무역 장벽 등 경제적 불확실성에 대처하기 위해 비용 절감과 안정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런 이유 때문에 기업들의 신규 채용은 더 위축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해광 기자 la@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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