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 보고' 갈라파고스에 한인 돕는 동포가 산다
'이민 3세' 손라미 영사협력관
한국인 방문가 안전체류 지원
"생명의 소중함 확실히 깨달아요"
외지인에겐 거의 모든게 생경한 생태 보고 ‘갈라파고스’지만 한국인이라면 뜻하지 않은 만남을 기대할 수 있다.
인구 1만7233명(2022년 12월 에콰도르 통계청 집계 기준)으로, 갈라파고스 제도(2만8583명) 안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사는 산타크루스섬 푸에르토아요라에 거주하며 작년부터 한국인 방문객을 돕는 손라미(40·사진) 영사협력원이 그 주인공이다.
손 협력원은 에콰도르 수도 키토에 있는 주에콰도르 한국대사관에서 물리적 이유로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힘든 각종 영사 업무를 지원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예컨대 사건·사고를 비롯해 한국 방문객의 안전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는 현장에서 상황을 파악해 한국 대사관에 알리거나 현지 경찰 등과 소통하게 된다.
그는 "영사협력원으로 일한 지난 1년여간 한국 방문객 중에 몇 차례 생활 정보를 물어보는 사례가 있었지만, 사건이나 사고와 관련된 불미스러운 일은 다행히 한 건도 없었다"며 "한국분들이 사전에 갈라파고스에서 지켜야 할 규칙 같은 것들을 잘 숙지하고 오시는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손 협력원은 에콰도르 이민 3세대다.
그는 갈라파고스 제도 내 한 선박 회사를 책임지는 남편과 함께 가정을 꾸린 뒤 자녀와 함께 2022년 푸에르토아요라에 생활 터전을 잡았다. 일생 중 수도 키토에서의 기억이 가장 많다는 그는 "갈라파고스에서 살아보는 건 어떻겠느냐의 남편의 권유에 그러자며 선뜻 수락했다"며 "섬으로 공수해 오는 생필품 가격이 비싸고 의료시설이 많지 않다는 불편함은 있지만, 맑은 공기와 자연을 맘껏 누릴 수 있다는 게 모든 걸 상쇄한다"고 했다.
범죄도 거의 없어서 안전하거니와 갈라파고스의 진정한 매력인 ‘물속’에서 생명의 소중함과 자연의 다채로움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손 협력원은 "많은 한국 분이 갈라파고스를 찾아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이곳에서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어떤 상황이든 열심히 도울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갈라파고스는 에콰도르 본토에서 620마일 정도 떨어져 있는데 육지로부터 '고립'돼 있다 보니 독자적으로 진화하거나 독특한 생활 방식을 체화한 희귀한 동물들이 대거 분포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