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ZZ와 인생] 무쇠 솥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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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ZZ와 인생] 무쇠 솥밥

웹마스터

김영균

팝 피아니스트

 

한국은 옛부터 농경정책으로 대가족이 한집에 살면서 농사를 지으며 살아왔다. 대가족 제도에 관혼상제 잔치 등 농사철에는 많은 일꾼들과 품앗이 일꾼들까지 상당량의 밥을 한꺼번에 지어야 했는데 모내기 철에는 옆집 가마솥까지 빌려다 쓸 판이었다. 역사적으로는 삼국시대부터 무쇠로 만든 가마솥을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필자는 수원 영통이 고향인데 지금은 별천지가 됐지만 당시만해도 시골 깡촌(?)이었다. 어려서부터 농사일이라면 작은 일이라도 거들어야 하는 환경에서 자라나 농사에 관해 보고 배운 것을 나름 겪어보아서 당시에는 가마솥이 왜 좋은지를 모르고 자랐던 것 같다. 문헌에 보면 무쇠 솥은 그리고 노구로 나뉘는데 라고 불리는 가마솥은 바닥이 둥글고 옆이 평평하게 생겼고, ‘은 가마솥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세개의 다리가 있다

노구라 불리는 솥은 자유롭게 옮길 수 있는 작은 솥이라고 한다. 하여 가마솥 밥이 왜 맛있는지 그 이유를 알아봤다. 우선 솥 바닥의 두께가 가장자리의 두께보다 2배나 더 두껍다. 처음부터 장작불로 불을 활활 지펴도 전체가 고르게 가열되어 솥 바닥의 두께와 가장자리의 두께가 다르니까 골고루 가열되는 원리이며 뚜껑이 무겁게 눌러주는데 그 무게가 솥의 3분의1이 돼야 압력이 적절해서 찰기 있고 맛있는 밥을 지을 수 있게 된다. 이때 무쇠 솥의 주성분인 철분이 배어 나와 영양소까지 좋은 밥이 되는 원리이다. 사실 과학적으로 선조들의 지혜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감탄하게 된다. 불을 다 땐 후에도 섭씨 250도로 뜨거워 뜸을 들이는 동안 노릇노릇한 누룽지가 생기는데 밥을 다 푸고 난 뒤 물을 부어 숭늉을 만들었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일본이나 중국은 누룽지나 숭늉이 없다. 따라서 차를 마시는 풍습이 발달되지 않은 한국에서는 숭늉의 역할이 아주 컸다. 옛날부터 부뚜막에 자리하고 있는 솥은 한 가정을 의미하며 그 집과 운명을 같이해왔다고 보여진다. 이사 갈 때도 솥을 제일 먼저 옮겨갔고 피난 갈 때도 지게에 지고 가는 것을 보아왔다. 한 솥밥 먹는 사람에 대한 제한도 엄격했고 가족의식을 중요시 했다.  행랑채 식구들은 솥을 따로 걸어 사용케 했는데 한솥밥 먹는 사이란 말이 참으로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지 않나 생각된다. (전 수원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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