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디포' 앞 일용직 구직자도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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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디포' 앞 일용직 구직자도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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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주에서 일용직 근로자를 타겟으로 한 이민 단속이 펼쳐지고 있다. LA 한인타운 인근 홈디포 매장 앞에 일용직 구직자들이 몰려 있다. /연합 



ICE, 포모나서 기습 단속 25명 체포 

농장 근로자 이어 일용직까지 타겟 

‘미국서 묵을 호텔 왜 예약 안 했나’ 

관광객 알몸 수색·구금 후 추방까지 

초 강경 이민단속 ‘도 넘었다’ 지적 




지난 22일 오전 8시30분께. 일용직 구직자들이 몰려 있는 포모나의 ‘홈디포’ 매장 앞에 갑자기 낯선 차량들이 하나 둘 도착했다. 이윽고 차에서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의 내리자 마자 무작위적인 불법체류자 단속이 시작됐다. 일자리를 찾아 나온 히스패닉들은 수갑을 찬 채 끌려갔다. 이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체포됐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이민옹호단체들은 25명 정도가 잡혀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민옹호단체들은 “남가주 일용직 불체자를 타겟으로하는 단속의 신호탄일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시작된 초강경 이민단속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기습 단속이 펼쳐지는 가운데 남가주에서는 농장근로자에 이어 일용직 구직자까지 급습하면서 이민자 사회의 불안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불체자 단속 뿐 아니다. 입국 심사까지 대폭 강화되면서 곳곳에서 부작용이 노출되고 있다. 지난 달 하와이에 도착한 독일 여행객 2명은 이미 미국 여행을 위한 전자여행허가(ESTA)까지 받았으나 입국을 거부당했다. '머물게 될 호텔을 예약하지 않았다'는 게 그 이유다. 

출입국 담당직원은 “이들의 여행 목적이 의심스럽다”며 신체 스캔과 알몸수색까지 했으며 이들을 아예 구금했다. 구금 기간 이들은 수갑을 차고 죄수복을 입은 채 유치장에서 지내야 했다. 결국 이들은 연방세관국경보호국(CBP)으로부터 추방 통보를 받고 미국을 떠났다. 


미국에서 출생했거나 귀화한 시민권자들도 추방 통보를 받거나 국경에서 체포되는 사례들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13일 매사추세츠주에 거주하는 한 시민권자·영주권자 부부는 캐나다 방문을 마치고 입국하는 과정에서 CBP에 의해 수갑이 채워진 채 구금됐다. CBP측은 특별한 설명을 하지 않았으며 이들은 영문도 모른 채 6시간 가까이 구금된 이후에야 석방됐다. 


이 같은 트럼프 행정부의  초강경 반이민 기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단순한 불법 체류 단속이나 국경 통제의 차원을 넘어 미국 사회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이민자 커뮤니티를 전방위적으로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민옹호단체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불체자 척결을 내세운 이민 단속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이에 따라 한인을 비롯한 여러 커뮤니티들에서 합법적인 체류 신분을 가진 유학생이나 영주권자들 마저 부당한 피해를 입는 등 그 심각성이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해광 기자 la@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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