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습관을 길러야 건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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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습관을 길러야 건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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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빈

임영빈 내과 원장


현대사회에서 운동부족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공중보건 문제, 일종의 팬데믹이다. 특히, 미국 사례를 보면 명확하다. 1940년대 청년들은 신체능력이 강하고, 군 복무에 적합한 체력을 갖추고 있었다. 1970~80년대 다큐멘터리나 영상에서도 비만보다 날렵하고 건장한 체형이 더 흔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1970년대 30대는 보다 성숙하고 건강한 이미지였지만, 2020년대의 30대는 신체적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약해지고 있다. 이런 변화는 결국 보건의료시스템이 ‘운동을 어떻게, 왜 해야 하는가’를 체계적으로 가르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운동을 단순히 권고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수준에 맞춰 구체적으로 안내하는 것이 핵심이다. 


의사로서, 특히 건강습관을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운동은 이렇게 하시면 됩니다’라고 누구나 따라할 수 있게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운동은 물론 다양하게 이루어져야 하지만, 평균적인 성인이 실제로 실천할 수 있는 기준점이 반드시 필요하다. 전쟁터에 나가는 군인이 무기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도 모르고, 왜 싸워야 하는지도 이해하지 못한 채 전투에 나선다면 큰 피해를 입는 것과 같다. 


찰스 두히그의 『습관의 힘』에서는 습관 형성에서 ‘보상’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강조한다. 습관은 반복되는 행동이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피드백이 필수적이다. 운동 역시 마찬가지다. 상쾌함이나 활력 같은 긍정적 보상이 따라야 습관으로 자리 잡는다. 그러나 운동 강도가 너무 낮으면 아무런 효과도 못 느끼고 시간만 낭비했다고 느끼게 되고, 반대로 너무 강하면 탈진하거나 통증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한다. 이 두 경우 모두 ‘보상’은 발생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적절한 수준이다. 심장은 뛰지만 숨이 턱까지 차지 않고, 땀은 나되 탈진하지 않는 운동—그럴 때 비로소 신체는 ‘상쾌함’이라는 긍정적 피드백을 제공한다. 


식습관도 동일한 원리가 적용된다. 건강식을 시도했지만 허기와 피로만 느낀다면 장기적인 실천은 어렵다. 나의 생활 패턴에 맞는 현실적인 식단이어야 지속 가능하다. 간헐적 단식도 마찬가지다. 타인의 추천만 믿고 도전했다가 집중력이 떨어지고 오히려 식사시간을 기다리게 된다면, 결과적으로 건강도 습관도 유지되지 않는다. 반대로, 몸이 가볍고 집중력이 오르는 식단을 경험하게 되면 ‘몸의 보상’이 주어지고, 그 피드백이 지속적인 실천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피드백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이 ‘바이오피드백(biofeedback)’이다. 즉, 자신의 신체상태를 민감하게 감지하고, 좋은 상태에는 긍정적 피드백을, 불편한 상태에는 경고 신호를 인식하는 것이다. 가지치기를 하듯 좋은 경험을 반복적으로 강화하는 과정이 핵심이다.


한 예로, 67세 여성환자는 당화혈색소 수치가 6.3%로 당뇨 전단계에 해당됐다. 65세 이상 인구의 절반 이상이 당뇨 전단계에 해당되는 상황에서, 나는 그 환자에게 식습관과 운동을 조율해 드렸다. 놀랍게도 3개월 후 혈액검사 결과는 5.4%로 정상 수치였다. 그녀는 지시를 성실히 따랐을 뿐 아니라, 스스로 질문하며 운동강도도 단계적으로 높여갔다. 지금까지도 요요현상 없이 건강한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문의 (213) 909-9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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