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떼라!" 미국 전역서 트럼프 반대 시위
5일 뉴욕 맨해튼에서 벌어진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이 '손 떼라'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AP
전국서 50만명 참가
일방주의 국정운영 비판
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주의적 국정 운영에 반대하는 진보 진영 주도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벌어졌다.
토요일인 이날 민권 단체, 노동조합, 성소수자 권익 옹호 단체, 퇴역군인 단체 등을 망라하는 150여개 민간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수도 워싱턴 DC와 뉴욕, 휴스턴, LA, 보스턴 등 대도시를 포함한 미국 전역에서 1200건 이상의 시위와 행진 등이 펼쳐졌다.
이날 미국 전역의 시위 참여 인원은 50만명 이상이라고 영국의 일간 가디언이 주최 측을 인용해 전했다.
연방 공무원 대폭 감축 및 연방 정부 조직 축소·폐지, 보건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 삭감, 대규모 관세 드라이브, 러시아에 대한 유화 기조 등 '트럼프표 정책'에 반대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트럼프 2기 출범 2개월 반 만에 전국적으로 조직된 시위를 통해 분출된 양상이었다.
'손을 떼라'는 의미인 '핸즈오프(Hands Off)'가 이번 전국 시위의 타이틀이었다.
워싱턴 DC의 상징물로 백악관에서 1.6km 남짓 거리인 워싱턴기념탑(Washington Monument) 주변에서 열린 시위와 행진에는 수만명이 참여했다.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주에서 골프를 즐기며 주말을 보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가까이에 모인 시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의 신흥 최측근으로서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주도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반대 구호가 이날 미국의 '심장부'에서 긴 시간 울려 퍼졌다.
시위는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북소리에 맞춰 손뼉을 치며 "트럼프와 머스크는 나가야 한다"는 등 구호를 외쳤고, 그들이 든 패널 등 각종 선전 도구에는 "독재 말고 민주주의", "왕은 없다", "행정부가 법을 만들 수는 없다", "좌파, 우파가 아니라 옳고 그름의 문제다", "연방정부 노동자들을 지지한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특히 트럼프에 반대하는 진영에서 머스크가 거의 트럼프 2기 행정부 국정의 공동 운영자급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을 간파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