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피해 한인들 ‘영어 장벽’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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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피해 한인들 ‘영어 장벽’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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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산불로 피해를 입은 한인 등 아시안 주민들은 영어 장벽으로 인해 이중고를 겪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산불로 폐허가 된 퍼시픽팰리세이즈 주택가 모습. /AP  



대피·복구 정보 영어·스패니시로만 

영어미숙 아시안 1만2천여명 '불이익'

비상사태 이중언어 서비스 개선 절실 


 

캘리포니아 사상 최악의 LA산불로 인해 천문학적 규모에 이르는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한인 등 아시안 피해 주민은 ‘언어장벽’때문에 이중고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LA산불이 카운티의 다양한 인종 및 민족 그룹에 미친 영향을 조사한 UCLA의 최근 연구는 산불 피해 지역의 상당수 아시안 주민들은 영어 미숙으로 인해 비상 대피와 피해 복구 등의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팰리세이즈, 이튼, 허스트, 휴즈 등 LA 4대 산불의 대피 지역에 거주하는 아시안은 전체 인구의 15%에 달하는 5만명에 육박하지만, 이중 1만2000여명은 한국어, 중국어, 베트남어 등을 주로 사용해 이중언어 도움이 절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태평등연맹(AAPIEA)에 따르면 이들 지역의 산불 경보는 영어와 스패니시로만 제공되면서 영어가 미숙한 아시안들은 비상 대피 및 복구 활동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대로 전달 받지 못했다. 특히 이들 지역의 나이 가 든 아시안 중 61%는 영어가 미숙한 것으로 집계돼 젊은 층 아시안(15%)에 비해 더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AAPIEA는 지적했다.


AAPIEA 측은 “일부 주민들은 영어 통역 지원이 없다는 이유로 대피소를 기피했으며, 또 다른 아시안 주민들은 온라인 상에서 모국어로 된 화재 정보를 찾을 수 없어 애를 태우기도 했다”고 전했다. 

AAPIEA는 자체 웹사이트(https://aapiequityalliance.org/la-wildfires/)에서 한국어, 중국어, 베트남어, 태국어, 인도어 등으로 이번 산불과 관련된 셀터, 차일드케어, 하우징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대형 산불과 같은 비상 사태 발생시 영어가 미숙한 아시안들의 불이익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상시화된 이중언어 서비스 등 제도 개선 방안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LA카운티의 경우 140만명에 달하는 아시안 중 50만명 이상이 영어 미숙으로 분류된다. 한인과 중국계, 베트남계는 전체의 45% 이상이 영어 미숙으로 집계돼 LA카운티의 아시안 평균 36%를 크게 웃돌고 있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연구진들은 인구 조사, 학교 설문 조사 등과 같은  데이터를 사용해 화재 대피지역의 이중언어 서비스 지원 등 필요 사항을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아시안 커뮤니티의 언어별 비상 자료 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해광 기자 la@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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