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늙지 않는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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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늙지 않는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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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빈

임영빈 내과 원장


과거에는 과도한 음주로 인한 간 손상이 주로 우려되었지만, 최근에는 과다한 영양 섭취와 운동 부족으로 인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NAFLD)이 더 흔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에서 NAFLD의 유병률은 약 20~30%로 추정되며, 이는 서구 국가들과 유사한 수준이다. 특히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NAFLD의 발생 위험이 높다. 반면, 알코올성 간질환(ALD)은 인구의 적은 부분에 영향을 미치며, 2015~2016년 미국 자료에 따르면 성인의 약 4.7%가 ALD를 앓고 있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알코올 소비가 높은 국가로 알려져 있어, ALD의 유병률도 이에 비례하여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서도 NAFLD와 ALD 모두 중요한 간 건강 문제로 인식되어 예방과 관리가 필요하다.



간은 노화 과정에서도 놀라운 회복력을 보이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간이 모든 세포 수준의 노화 특징을 겪으며, 이는 간 질환 및 전신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의 노화 과정은 유전체와 후성유전체의 변화에 의해 촉진되며, 이로 인해 미토콘드리아 기능과 영양 감지 경로가 조절되지 않아 세포노화와 저등급 염증(inflammaging)이 발생한다. 이러한 변화는 간의 모든 세포(간세포[hepatocytes], 간소엽 내피세포[sinusoidal endothelial cells], 간성상세포[stellate cells], 쿠퍼세포[Kupffer cells])에 다양한 표현형 변화를 일으키고, 간 기능을 저하시킨다. 


간은 해독, 대사조절, 면역기능 등 우리 몸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장기이다. 하지만 노화와 함께 간 기능이 점진적으로 저하되며, 특히 잘못된 생활습관과 환경요인에 의해 가속노화가 촉진될 수 있다. 간의 가속노화를 예방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방법들을 고려할 수 있다.


1. 알코올 섭취 금지 - 금주 또는 절주

지속적인 음주는 간세포를 손상시키고 지방간, 간염, 간경변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금주하거나 적어도 절주하는 것이 간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술은 되도록이면 피한다. 쓸데 없는 칼로리가 들어오는 것이다.


2. 지방간 예방

정상적인 간에는 지방이 약 5% 정도 존재한다. 하지만 지방간은 지방이 간에 침착된 정도가 간 무게의 5% 이상의 경우를 의미한다. 지방간의 4대 원인은 과도한 음주, 복부비만, 당뇨병, 그리고 고지혈증으로 본다. 지방간은 증상으로 나타나지 않고, 혈액검사에서 간 수치(AST, ALT)의 이상이 확인되거나, 복부 초음파 검사상 지방간으로 판정받으면서 인지하게 되는 경우가 흔하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NAFLD)은 간의 지방 축적으로 인해 발생하며, 간염과 섬유화를 거쳐 간경변과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 지방간을 예방하려면 운동방법과 식이요법의 변화를 숙지하여 건강한 습관을 구축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3. 간에 해로운 약물 회피

대부분의 처방약은 의료진이 간 손상 가능성을 고려하여 처방하며, 약사 또한 이를 검토한 후 환자에게 안내하기 때문에 환자가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OTC)과 건강보조제는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인은 약물 간의 상호작용을 잘 알지 못하며, 증상을 빨리 완화하려는 마음에 권장량을 초과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예가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으로, 과다복용 시 간 독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권장 용량을 준수해야 한다. 또한, 건강보조제는 처방약과 달리 엄격한 규제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불순물 함량이나 정확한 성분을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무분별한 섭취는 피하고,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 후 복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4. 정기적인 간 건강 모니터링

간 질환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정기적인 검진이 중요하다. 간 기능 검사(LFTs, AST/ALT 측정) 그리고 복부 초음파를 통한 지방간 여부 확인이 필수다.


간의 가속 노화를 막기 위해서는 금주, 지방간 예방, 약물 관리가 필수적이며, 더불어 건강한 식습관, 운동,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도 중요하다. 또한,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간 건강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작은 습관의 변화가 간의 노화를 늦추고 장기적인 건강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문의 (213) 909-9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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