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실거래된 강남 아파트값 평균 25억원
서초구 반포 아파트 단지. /조선일보
서초, 강남, 용산 아파트 실거래가 20억
자산·소득 격차가 부른 지역 양극화
지난해를 관통한 부동산시장 트렌드 중 가장 강력한 것은 '양극화'다.
서울 서초·강남구에서 거래된 아파트 가격 평균은 25억원, 도봉구는 5억원으로 격차가 5배 벌어졌다.
대출 규제 강화로 지난해 9월 이후 주택거래가 뜸해진 가운데서도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초고가 아파트 거래 건수는 최대치를 기록했고, 실거래가도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이 한국 부동산원에서 제출받은 '2024년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매매된 서울 서초구 아파트의 평균 실거래가는 25억1800만원으로 서울 25개구 중 가장 높았다.
서초구 다음으로는 강남 아파트의 평균 실거래가가 24억8300만원으로 높았다. 용산이 22억57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아파트 실거래가 평균은 계약일 기준으로 집계했다. 12월 거래된 아파트 신고 기간이 끝나는 이달 말 신고분까지 더하면 최종 수치는 일부 달라질 수 있으나 비슷한 흐름일 것으로 보인다. 평균 실거래가가 20억원을 넘는 서초·강남의 특징은 지난해 아파트값이 8월 정점을 찍고 주춤했는데도 흔들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서초구 아파트 실거래가 평균은 지난해 1월 21억3600만원에서 8월 27억2500만원까지 올랐다. 9∼11월 25억원대가 됐으나 12월 평균 실거래가는 다시 27억5900만원으로 상승했다.
강남구 아파트 평균 실거래가 역시 지난해 8월 26억9300만원에서 9월 25억2200만원으로 하락했다가 10월에 26억원대로 돌아왔다.
용산의 경우 지난해 9월 29억1000만원으로 높아졌다가 10월 26억6000만원, 11월 20억3900만원, 12월 20억7300만원으로 하락했으나 여전히 2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서초·강남·용산 다음으로 지난해 평균 실거래가가 높은 곳은 송파(16억7500만원), 성동(14억1700만원), 마포(12억9100만원)이었다.
서울에서 평균 실거래가가 가장 낮은 곳은 도봉구로 5억5400만원이었다. 가장 높은 서초구와 4.6배 차이가 난다. 강북구(6억700만원), 노원구(6억1000만원), 금천구(6억2100만원), 중랑구(6억2800만원), 구로구(6억7300만원) 등 서울 25개구 중 12개구의 평균 실거래가가 10억원 이하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지난해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가 몰리고, 강남 불패 심리가 작동하면서 강남권과 용산 아파트 가격은 상대적으로 덜 빠졌다"며 "자산과 소득 양극화와 지역 양극화를 유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위원은 "강남권 고가 아파트 가격이 뛴 것은 코인, 해외주식 등 글로벌 금융자산이 유입된 측면도 있을 것"이라며 "부동산을 투자 자산이 아니라 재산을 저장하는 '저장 자산'으로 여기는 수요가 늘어나는 등 주택시장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