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화마'에도 ‘게티미술관’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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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화마'에도 ‘게티미술관’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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팰리세이즈 산불 속에서도 살아남은 게티 빌라의 모습. 주변은 화재로 잿더미가 됐다. /게티빌라 X

 

 


 

방화 콘크리트벽에 금고형 도어 

첨단 방재시스템과 철저한 대응

100만 갤런 자체 물탱크도 보유 



 

캘리포니아 역사상 최악의 화재로 기록될 퍼시픽 팰리세이즈 산불 속에서도 세계적 미술관 ‘게티 미술관’이 살아 남으면서 4만4000여점의 고대 유물이 무사히 보존됐다.


14일 LA타임스 등에 따르면 팰리세이즈 산불이 발생하면서 지난 7일 불길이 게티 빌라 동쪽 벽 6피트 앞까지 번졌지만, 미술관은 피해 없이 소장품을 지켜냈다. 게티미술관은 게티 센터와 게티 빌라로 이뤄져있으며, 기원전 6500년에서 서기 400년 사이의 로마, 그리스, 에트루리아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40분쯤부지 내 레스토랑 뒤 경계벽으로 불이 번졌고, 오후 3시 15분쯤 야외 클래식 극장 위 덤불에서도 불이 발생했으나 저절로 진화됐다. 뒤이어오후 3시 59분쯤에는 미술관 보행자 게이트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보안팀이 6분 만에 진화했다.


미술관 측은 불이 번지기 전부터 신속하게 대응했다. 미술관 측은화재 당일 오전 10시 40분부터 비상 운영 센터를 가동했다. 미술관은 지난해 이미 잡초 제거를 완료했고 화재에 취약한 조경을 정비하고 나무 캐노피를 지면에서 높게 유지하는 등 화재 예방 조치를 취한 상태였다. 화재 당일 아침에도 부지 전체에 관개 작업을 실시했다. 당일 오전 11시 4분쯤에는 연기 유입을 막기 위해 미술관 문을 봉쇄했다. 비상 통제실에서는 직원이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했고, 미술관 직원들은 24시간 교대 근무로 밤새 화재 위협을 감시했다.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게티 빌라(Getty Villa)’ 간판 옆 불타는 건물은 미술관이 아닌 ‘빌라드 레옹(Villa de Leon)’이라는 건물로, 게티미술관과는무관한 시설로 확인됐다.

 

1974년 건축가 리처드 마이어가 설계한 게티미술관은 처음부터 화재 예방을 고려해 설계됐다. 방화 콘크리트 벽과 타일 지붕, 정교한 스프링클러 시스템을 갖추고있다. 크림색 트라버틴 스톤으로 덮인 벽과 넓은 광장, 발화가능성이 적은 수목이 화재 확산을 막는 역할을 한다.

또 화재에 대비해 100만 갤런의 물탱크를 보유하고 있다. 스프링클러 시스템은 시립 수도관과 연결돼 있으며 산불 경고 시 즉각 가동된다. 미술관 내부에는 화재 확산을 막기 위한 금고형 문이 설치돼 있고 각 갤러리에는 비상용 스프링클러가 마련돼 있다. 공기 여과 시스템은 연기나 불씨가 통풍구를 통해 유입되지 않도록 설계됐다.


현재 게티 빌라는 추가 공지 시까지 휴관에 들어갔으며 게티 센터는 오는21일 재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는 2월 25일 예정된 구스타브 카예보트 전시회 준비도 차질없이 진행 중이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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