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산불 밸리 위협… UCLA도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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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LA산불 밸리 위협… UCLA도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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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LA 산불 진압에 투입된 소방관. 뒤로 시커먼 연기가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이후 총 11명 사망, 13명 실종

건물 1만2000채 소실, 게티센터도 위협

팰리세이즈, 이튼 산불 진압률 10%대

15만6000명 대피, 돌풍으로 긴장 고조


LA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이 닷새째 계속 확산하면서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인명과 재산피해가 점점 더 커지고 있으며, 서부 해변의 화재는 내륙 쪽으로 더 번지며 게티센터 등 주요 명소를 위협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연방정부 등의 지원을 받아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대형 화재의 진화율은 아직 10%대에 머물고 있다. 다소 수그러들었던 바람이 다시 기세를 올리면서 진화를 더 어렵게 하고 있다.

11일 캘리포니아주와 LA 카운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기준 LA카운티 내 4건의 대형산불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7일 서부 해변의 부촌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팰리세이즈 산불' 피해 면적이 87.4㎢로, 24시간 전보다 4.7㎢가량 더 커졌다.

한인들의 주요 거주지 인근인 동부 내륙 알타데나에서 발생한 '이튼 산불'의 피해 지역도 57.1㎢로, 하루 전보다 1.7㎢가량 더 늘었다. 지난 9일 LA 서북부에서 발생한 '케네스 산불'과 7일부터 LA 북부에서 이어진 '허스트 산불'도 각각 4.3㎢, 3.2㎢로 소폭 확대됐다.

LA 북부에서 발생한 '리디아 산불'은 완전히 진화됐다. 현재 진행 중인 4건의 산불 피해 면적을 모두 합하면 156.3㎢로, 서울시 면적(605.2㎢)의 4분의 1이 조금 넘는 크기다. 수천명의 소방인력이 투입돼 불길과 싸우고 있지만 화재 진압률은 팰리세이즈 산불이 11%, 이튼 산불이 15% 수준이다. 케네스 산불과 허스트 산불은 각각 80%, 76%의 진압률을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해변의 팰리세이즈 산불이 이날 방향을 틀어 동쪽으로 번지면서 내륙의 주요 시설을 위협해 비상이 걸렸다. 특히 LA의 손꼽히는 명소인 게티센터가 대피 대상 구역에 포함돼 상주 직원들이 신속히 대피했다. 인근에 있는 부촌 벨에어의 일부 주민들도 대피령을 받았다.

게티센터 동쪽에 인접한 UCLA에는 아직 대피 경보가 내려지지 않았지만, 학교 측이 학생과 교직원들에게 대피 준비를 하라고 공지했다. UCLA의 동쪽에는 유명한 부촌 베벌리힐스가 있는데, 이곳의 주민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소방관들은 게티센터와 가까운 산자락의 맨더빌 캐년에서 불길이 산비탈을 타고 내려가는 것을 막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 지역은 할리우드 스타이자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인 아놀드 슈워제네거를 비롯해 유명 인사들이 거주하는 곳이라고 AP통신은전했다.

설상가상으로 국립기상청(NWS)은 11일 오전 9시부터 12일 오후 2시까지 LA 일대에서 바람이 다시 강해질 것이라고 경고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캘리포니아 소방국의 팰리세이즈 산불 책임자 토드 홉킨스는 이날 오전 언론 브리핑에서 "소방대원들과 항공기가 맨더빌 캐년 지역에서 밤샘 작업을 진행해 격리선을 만들고 구조물을 보호했다"며 "계속해서 완전 진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LA카운티 검시국에 따르면 팰리세이즈 산불로 5명, 이튼 산불로 6명 등 이번 사태로 최소 11명이 사망했다.

수색견들을 동원해 피해 지역 수색을 정밀하게 진행함에 따라 확인된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당국은 예상하고 있다. 현재 실종자는 최소 13명으로 추정된다. 불탄 건물은 현재 이튼 산불 지역에서 7000여채, 팰리세이즈 산불 지역에서 5300여채 등 총 1만2300여채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재난지역에 긴급 지원을 제공하는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이번 산불 발생 이후 1만 6000여건의 개인 지원 신청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현재 LA 카운티 내 주민 15만 3000명에게 대피 명령이 내려졌으며, 16만 6000명에게는 언제든 대피할 준비를 하라는 '대피 경고'가 발령됐다.

미국의 정전현황 집계사이트 파워 아우티지에 따르면 현재 LA 카운티 내 4만 7000여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긴 상태다. 화재 초기 피해 지역 일대에서 대규모로 파손됐던 전기 설비가 서서히 복구되면서 정전 피해 규모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이번 사태로 인명·재산피해가 계속 늘어남에 따라 당국의 화재 초기 대응 실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점점 커지는 분위기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날 주 정부 공무원들에게 이번 산불과 관련해 LA의 물 4억 4000만 리터를 저장하는 저수지가 현재 사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된 원인과, 일부 소화전의 물이 고갈된 이유 등을 규명하라고 지시했다.

LA소방국장 크리스틴 크롤리는 LA시의 지도부가 소방 활동에 필요한 충분한 자금을 지원하지 않았으며 물이 계속 부족한 상황이 이번 사태를 키웠다고 작심 비판했다.

크롤리 국장은 "소방관이 소화전을 열 때는 당연히 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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