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돌아온 '은둔의 영부인' 멜라니아
지난 7월 위스콘신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한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AP
슬로베니아 출신 모델 이력
역대 두번째 '미국 밖 출신' 영부인
"다정하지만 남편 꽉 잡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함에 따라 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다시 영부인(퍼스트레이디)의 지위를 얻게 됐다. 2021년 1월 백악관을 떠난 지 4년 만이다.
멜라니아 여사는 유럽 슬로베니아 출신으로 미국으로 귀화했으며, 미국 역사상 미국이 아닌 곳에서 태어난 두 번째 영부인이다. 앞서는 존 퀸시 애덤스 대통령(1825∼1829)의 부인 루이자 애덤스(영국 출신)가 유일한 사례였다.
1970년생인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는 24살 어리다.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모델로 활동했고 1996년 미국으로 이주, 2년 후 뉴욕의 한 파티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만났다. 그의 구애 끝에 2005년 결혼, 세번째 부인이 됐다. 이듬해엔 아들 배런을 낳았다.
거침없는 언사를 내뱉는 트럼프 당선인과 달리 멜라니아 여사는 백악관에 입성한 후에도 말을 아끼며 언론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다. 2015년 5월부터는 마약 퇴치와 어린이를 상대로 한 인터넷 혐오·차별 근절 캠페인 '비 베스트'(Be Best)로 독자 행보에 나서긴 했지만, 대중 앞에 나서는 일은 드물었다. 이 때문에 '은둔의 영부인'이라는 별명이 붙었고, 좀처럼 백악관을 벗어나지 않아 당시 백악관 경호원들 사이에선 애니메이션 여주인공 '라푼젤'이라는 별명이 붙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선 캠페인에서 멜라니아 여사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부부간 불화설까지 돌았지만 대선 막바지인 9월 말부터는 본격적으로 언론에 등장했다. 10월 중엔 트럼프 당선인과 나란히 자선 모금 행사에 참석했고, 뉴욕시 유세장에 나와 이례적으로 지지 연설도 했다. 10월 초 발간한 회고록에선 여성의 자기 결정권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 입장을 밝혀 주목 받았다.
그의 성격 역시 보이는 것과 달리 강하다는 관측도 있다. 한 CNN 기자는 2019년 저서에서 멜라니아 여사는 언제든 자기 생각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말할 수 있고, 무시당했다고 생각하면 팔꿈치로 남편 옆구리를 찌를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에 재입성 하더라도 멜라니아 여사는 워싱턴DC에 상주하지 않고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 팜비치와 뉴욕을 오가며 지낼 가능성이 크다는 언론들의 보도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