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우리는 예전보다 더욱 빨리 늙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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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우리는 예전보다 더욱 빨리 늙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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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빈

임영빈 내과 원장


1907년에 설립돼 전 세계에서 가장 전통있는 암리서치기관인 AACR(American Assocation for Cancer Research)의 annual conference에서 매우 충격적인 연구가 올해 4월에 발표됐다. 현대인들이 50년대 사람들보다 더 빨리 늙고 있다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1965년 이후로 태어난 사람들이 1950~1954년에 태어난 사람들보다 17% 더 과속노화를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37~54세 영국인 14만8724명의 참가자들의 혈액검사를 분석하여 발표하기를, 가속노화에서 표준편차가 1씩 증가할 때마다 조기발병 폐암 위험이 42% 증가하고, 조기발병 위장관암 위험이 22% 증가하고, 조기발병 자궁암 위험이 3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속노화’와 ‘조기 암발병’의 원인으로 만성염증과 세포노화를 손 꼽았다. 암과 노화는 모두 주로 노령인구에 대한 우려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암과 가속노화가 지난 수십 년 동안 젊은 인구통계에 중대한 문제가 되고 있다는 깨달음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젊은 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중장년의 병으로 여겨졌던 암이 10~40대에 발병하는 비율이 급증, 각국 의료계와 정부가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영국 에든버러대 연구팀이 204개 국가, 지역을 조사했더니, 1990~2019년 50세 미만의 연간 신규 암진단 건수는 79%, 암 사망은 28% 증가했다. 이 추세면 2030년 젊은 암 환자 수는 지금보다 31%, 사망자는 21% 증가할 전망이다. 


한국도 젊은 암 위험 국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상 지난 5년간 20대 환자의 암 발병율이 26% 증가했다. 이중 직장암은 20대 남성과 여성에서 각각 107%, 142% 증가했다. 안타깝게도, 한국 20~30대 대장암 발병률은 세계 1위다. 유방암도 2010년에는 9만7008건, 2016년에는 15만3481건, 2022년에는 23만5118건으로 증가하며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다. 학계는 젊은 층의 학업·업무량 폭증, 대인 스트레스, 불면증을 주목한다. 


최근에도 56세 남성을 진료했는데, 그는 내가 흔히 보는 63세 정도의 체력과 건강을 가졌다. 예상했다시피, 그는 업무에 치어 야근이 흔했고, 운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으며, 자세도 구부정해서 매번 거북목, 라운드 숄더, 허리통증으로 고생했고, 대장 내시경에서는 이미 대장암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은 선종이 여러 개 발견됐다. 업무에 찌든 삶에서 벗어나, 즐거운 마음가짐과 말투를 시작으로, 수면개선과 운동을 처방해줬다. 


안 좋은 습관들이 가속노화를 만들고 암을 촉진시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하루하루 무심코 결정하고 실행해 온 습관들이 나의 유전자를 바꾸는 것이 정말 말이 되는 것인지 알아보자. 건강한 습관이 내 미래를 바꾼다는 것이 어떻게 과학적으로 증명이 된 것일까? “매일 X, Y, Z 습관을 하면 건강해져요”라는 발언은 아무나 할 수 있지만, 어떠한 기전으로 건강한 습관이 우리 미래를 바꾸는지 알려주는 방법은 '후성유전학'(Epigenetic)에서 밝혀졌다.


영양, 스트레스, 독소, 병원체 등의 영향으로 환경적 단서들이 후성유전에 영향을 미치며, 결국 유전자를 조절하고, 표현형 변화를 일으켜 현재 건강상태를 만들어낸다. 그 뜻은 우리가 습관을 고침으로써 어떻게 얼마나 빨리 노화가 진행되고 질병들이 생기는지를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의 (213) 909-9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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