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등] 올림픽 성공은 공항에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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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 올림픽 성공은 공항에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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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영 

한전해운 전 미주본부장 


사람의 심리는 가진 게 많아지거나, 풍요(豊饒)로워지면 남에게 자랑하고 싶고, 그 자랑거리를 보여주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경제적으로 부강해지고, 사회적 안정과 문화적 발전을 이루게 되면, 이를 세계만방에 알리고 싶고, 또 이웃국가들에게 과시하고 싶어진다. 그 방법 중 가장 좋은 것이 바로 자국에서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이다. 올림픽 개최는 개최국의 국가나 도시의 위상과 국민 수준을 전 세계에 홍보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중 하나다. 


올림픽의 기원은 지금으로부터 약 2,300년 전, 고대 그리스의 올림피아 지방에서 열린 ‘올림피아 제전 경기’ 였다. “신(神)들을 숭상하는 체육경기와 예술의 제사” 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 숱한 전란으로 경제 파탄에 직면한 그리스는 고대 올림픽을 393년에 끝을 맺었다. 


근대 올림픽은 1894년 파리 국제회의에서 프랑스의 교육자인 ‘피에르 드 쿠베르탱(Pierre de Coubertin)’

남작이 ‘올림픽 부활’을 주창하면서 당시 참가국들의 만장일치 가결로, 2년 후인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제1회 올림픽 경기가 기념비적(Monumental Event)으로 개최되었다. 쿠베르탱은 세계 5대륙의 단결과 평화를 상징하는 뜻으로, 흰바탕에 파랑, 노랑, 검정, 초록, 빨강의 5색 ‘오륜기(Olympic Rings)’를 올림픽의 상징으로 도안했으며, 지금도 그는 ‘올림픽의 아버지’로 존경받고 있다.


2024년 7월에 열린 제33회 올림픽은 프랑스 파리에서 3번째로 개최된 ‘하계 올림픽’이었다. 제2회 파리 올림픽은 1900년에 있었고, 제8회 파리 올림픽은 1924년에 개최되었다. 2024년, 정확히 100년만에 파리에서 제33회 하계 올림픽이 다시 개최된 셈이다. 지구촌 206개국에서 총 1만500여명의 선수가 파리 올림픽에 참가했고, 올림픽 기간에 총 1,120만명의 관객이 파리를 찾은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들은 대부분 비행기로 ‘공항(Paris Charles de Gaulle Airport)’을 통해 입국했지만, 공항에서의 환영행사도 올림픽 축제기분도 거의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세계 어느 나라를 여행하든 그 나라의 첫인상은 바로 공항(Airport)에서 시작된다. 따라서, 공항의 규모와 편리한 시설, 신속한 입국 진행, 친절한 태도와 봉사는 매우 중요하다.


공항의 기본적 역할은 항공기가 안전하게 이착륙할 수 있고, 여객과 화물이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고, 항공기의 정비, 급유, 지상조업을 신속히 할 수 있는 시설과 기능을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한다. 특히, 올림픽을 개최하는 국가는 반드시 자국의 입국 관문(Gateway)인 공항의 규모와 시설이 예상되는 항공기, 승객, 화물 등을 수용 처리할 수 있는지를 사전에 체크하고 대비해야 한다. 또한, 공항과 도심 간, 공항에서 올림픽 경기장까지의 연계 교통수단도 완벽하게 설치돼야 한다.


파리 올림픽이 폐막되면서, 파리 시장(Mayor)은 올림픽기(旗)를 IOC 위원장에게, IOC 위원장은 다음 개최지인 LA시장(Mayor)에게 이양했다. LA시는 2028년 제34회 LA올림픽 홍보를 위해 몇 가지 ‘LA28 엠블럼(Olympic Emblem)’을 이미 공개했고, 올림픽 개회식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LA는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에 이어 세 번째로 올림픽을 개최하는 도시가 된다. 국가 수도가 아닌 것으로는 첫 사례다. 1932년, LA올림픽(제10회), 1984년, LA올림픽(제23회), 그리고 2028년, 제34회 LA올림픽으로, 44년만에 다시 올림픽을 개최하게 된 것이다.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나 임원, 관광객들에게 LA의 첫인상은 ‘LA국제공항(LAX)’ 에서 시작될 것이다.

LA국제공항은 1928년 10월에 개항했으니, 공항 개항 100년 만에 올림픽의 관문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1961년 제트항공기용 터미널을 개관했고, 1984년 톰 브래들리 국제선 전용터미널이 개관했다. ‘톰 브래들리 국제선 전용터미널'은 1984년 LA올림픽에 맞춰 개관했으며, 20년간 LA시의 시장을 역임한 톰 브래들리(Thomas Bradley)의 이름을 따서 붙였다.


미 서부지역의 최대 관문인 LA공항(LAX)은 도시의 규모에 어울리지 않게 좁고 분주하고 혼잡하다. 공항의 혼잡도가 높은 이유는 취항 항공사 수가 많은 탓도 있지만, LA 도시권 내에 항공 수요를 분담해 줄만한 대체 공항이 제 기능을 못해 주기 때문이다. 롱비치공항이나 버뱅크공항이 있으나 보조공항 역할을 하기엔 너무 미흡하다.


LAX는 현재 9개의 터미널을 운영 중인데, 2028년 하계 올림픽에 전 세계에서 몰려 올 항공 수요를 감당하기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2개의 신규 터미널 증축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 중이다. 신규 터미널은 국제선 전용으로 신규 활주로, 신규 도로, 추가 파킹장, 세관시설, 부대시설 등이 수반되며, 총 100억달러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공사이다. 기존 9개의 터미널에도 시설 보완, 장비 현대화 작업으로 약 140만달러가 투입될 예정이라고 한다.


여행은 언제나 설레며 즐거운 일이지만, 공항 출국절차는 까다롭고, 탑승 대기시간은 지루하기 때문에

설레던 여행 기분이 삭감되기 쉽다. 짧고 간단한 출입국 절차, 지루하지 않은 탑승대기, 승객이 환영받는 안전한 공항, 미래의 공항이 LA시가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올림픽의 성공’은 공항에서부터 성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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