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주말] "이 세상에 꾸준함 보다 더 위대한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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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 "이 세상에 꾸준함 보다 더 위대한 것은 없다"

웹마스터

할리우드가 주목하는 배우 헤이든 원 


‘경이로운 소문’, '세자가 사라졌다', ' Daebu' 등 출연 

톰 행크스 영화에 감명, 할리우드 진출 위한 철저한 준비 

지인들 성원 속에 미국 진출, 기회 닿는대로 오디션 도전 

"작은 성취에도 감사하는 마음이 오늘의 나 만들어" 



헤이든 원(한국명 원성연). 그는 에너지가 넘쳐난다. 할리우드에서 이제 막 주목받기 시작한 배우다. 한국의 소속사는 ‘씨제스 스튜디오’. 설경구, 송일국, 라미란 등이 소속된 중견회사. 그렇다 보니 인터뷰 내내 ‘회사의 컨펌’을 염두에 두고 기자는 배우에게 부담이 가지 않는 선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최근에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에 출연했다. 그것도 2024년 신년 특집 강연회의 메인 스피커로 ‘꾸준함은 영알못을 무려 할리우드 배우로 만든다’라는 제목으로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영알못’이란 ‘영어를 알지 못한다’의 줄임말로 무작정 미국에 와 할리우드 배우가 되기까지의 치열한 생존과정을 웃음과 입담으로 풀어내기 위해 끌어낸 단어이다.


#. 소년의 꿈

헤이든은 어릴 적부터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고 싶었다. 초등학교 시절 그의 장기는 ‘모창, 성대묘사’였다. 당시 유명한 가수들의 노래를 친구들 앞에서 모창하거나, 영화를 보고 온 후 친구들에게 영화 속 장면을 흉내내기를 하는 것을 보고 6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너는 이 다음에 배우가 될 것 같다” 라는 이야기를 했다. 이때부터 헤이든은 자연스레 꿈을 정했다고 한다. 성인이 된 그는 군복무 시절 톰 행크스(Tom Hanks)의 영화 ‘캐스트 어웨이(Cast Away)’를 가장 감명 깊게 보았다고 했다. 캐스트 어웨이는 서바이벌 영화로 페덱스 직원이 업무 도중 비행기가 남태평양에 추락해 무인도에 좌초된 뒤, 구조되는 과정을 그렸다. 5번 이상 영화를 본 그는  ‘배우가 어떻게 저 영화를 준비했을까 하는 의문으로 시작하여 자신이 만약 톰 행크스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가장 존경하는 배우로 톰 행크스를 꼽게 된 그는 문득 나이가 들어서도 다양한 배역이 주어지는 할리우드 시스템에 감탄하며 언젠가는 미국에 진출하리라는 포부를 갖게 되었다고. 


하지만 주체할 수 없는 ‘끼’로 인해 연기보다 먼저 선택한 것이 있었다. 배우가 되기 전에 우선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고 싶었기에 실용음악과에 진학하였다. 보컬을 전공하면서 본격적으로 노래를 배우기 시작한 셈인데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너무 강해서인지 실력이 늘지는 않았다고 한다. 특별히, 흑인들의 음악인 RNB(리듬 앤 부르스)를 좋아했다고 한다. S본부에서 진행했던 ‘K-POP STAR’의 시즌1에 도전해 봤지만 12시간 대기 끝에 찾아온 자신의 순서에서 자신이 지금까지 ‘우물 안 개구리’ 였다는 한계를 절감했다고 한다. 소득이라면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양현석, 박진영, 보아 앞에서 노래를 해 본 것으로 위로삼기로 했다. 이때 양현석은 그에게 “너의 스타일에 맞는 노래를 찾으라” 는 조언을 해 주었다. 집으로 돌아

오는 길, 그의 아버지가 “어떻게 됐어?” 라는 질문을 하셨는데 “나는 음악에 재능이 없는 것 같다” 는 대답 이후 트라우마가 생겼다. 이후 ‘뮤지컬 도산’을 계기로 그 트라우마를 극복했다고 한다.


#. 포기하지 말자

의무경찰로 군생활을 마치고 졸업을 할 즈음 그는 뭔가 남들보다 나은 것을 추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유연한 삶을 살고 싶은데 왠지 한국에서는 자신이 ‘이방인’ 처럼 느껴졌단다. 여느 배우들과

같이 오디션도 적극적으로 도전하며 보컬연습도 쉬지 않았다. ‘여기서 이겨내지 못하면 평생 못한다’ 는

생각에 의지를 불태웠다. 그렇게 노력 한 끝에 2016년 웹드라마 ‘일상다반애(日常茶飯愛)’ 에 캐스팅 되었다. 그렇게 여러 작품에 얼굴을 알리는 동안 그는 결정적인 두 사람을 만나게 된다. 한 명은 ‘야나두’(야,

너두 영어 할 수 있어)의 권필(권FEEL)선생이다. 할리우드에 진출하겠다는 결심을 하고도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자책이 들었다. 


매일 2시간씩 365일 영어공부를 하기로 결심한 뒤, 선생을 만나 매일 10분씩 영어공부를 하는 습관을 들였고 ‘D-0’일이 되면 할리우드에 가겠다고 선언한 ‘D-365’(마삼육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이때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접할 때마다 공통점을 발견했는데 바로 ‘꾸준함’ 이었다고 한다. 하루 하루 미션을 성공할 때마다 방구석 뒷벽에 포스트잇을 붙여가며 ‘할리우드 사인(HOLLYWOOD SIGN)을 만들었다고 한다. 우리가 포기하는 이유가 큰 성취만을 쫓는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드니 작은 성취에도 감사하는 삶이 되자고 결심하였고 결국 해냈다. 또 한 사람은 ‘나는 자연인이다!’로 유명한 대세 성우 정혁석이다. 우연한 만남으로 가까운 사이로 발전하였고 미국에 도전하러 간다고 하니 대뜸 교보문고로 데려가 11권의 책을 사주면서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 3개월간의 여정에 이 책만 다 읽고 와도 성공한 것이라고 격려해 주었다. 


그렇게 그는 지인들의 응원 덕에 용기를 내어 코로나 팬데믹 시국에 미국에 왔다. 헤이든다운 행동이었다. 90일 동안 정말 열심히 돌아다녔다. 그의 도전을 응원해 주는 감사한 사람들 덕분에 무려 11곳을 여행하였다. 그들의 반응은 “너 진짜 왔냐? 그것도 코로나 시국에…” 였다. 그 와중에도 할리우드에 있는 에이전시와 매니저들에게 오디션 테이프를 돌렸다. 마침내 할리우드의 매니저와 미팅을 하게 되었다. 철저한 준비가 만들어낸 새로운 기회였다.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고 그 열정을 본 한 한국계 프로덕션에서 ‘예술인 비자’(O1, 일명 유재석 비자)까지 스폰서십을 서 주었다. 그는 이 여정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에 크게 감사하고 있다. 


#. 나는 헤이든이다!

그는 기회가 닿는 대로 오디션을 보면서 작품에 출연하게 되었다. 이중 가장 캘리포니아에서 애착이 간

작품은 ODK 오리지널 시트콤 ‘1과 2 사이’(Beetween 1 and 2)다. 영알못이던 그가 LA에서 3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동포 배역을 연기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들 중 드라마로는 일상다반애(2016), 그녀의 심장소리가 들려(웹드라마, 2017),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웹드라마, 2019), OCN 경이로운 소문(2020), Back to space 시즌 1(2022, U.S), TVing original 러닝메이트(2024)가 있다. 또한 영화는Daebu(2022, U.S), 로비(2024) 그리고 연극으로 뚝방 팔 선녀(2021) 등에 출연했다. 현재 미국에서 ‘Between  1 and 2’(온디멘드 코리아)에 출연함은 물론 MBN의 사극 ‘세자가 사라졌다’에 출연하고 있다. ‘세자가 사라졌다’는 왕세자가 세자빈이 될 여인에게 보쌈 당하면서 벌어지는 전대미문의 조선판 로맨스 코미디 드라마인데 엑소의 수호, 명세빈, 김주원 등 쟁쟁한 멤버들과 함께 하고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헤이든을 세상에 알리게 된 건 그의 첫 책 ‘안 하던 짓 해봐, 지금부터’(터닝페이지)이다. ‘Yes 24 오늘의 책’에 선정되기도 하고 오랜 기간 주간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이기도 하다. 자신이 한 경험이 너무 재미있고 본인과 같은 상황에 놓인 다른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썼다고 한다. 그때 출판사 사장님의 미션이 독특했다. 원고지 7매 정도로 ‘내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적어 오라고 한 것. 그때 할머니가 위독하셔서 한국에 급히 귀국해야 할 상황이었는데 그때의 상황을 라구나비치의 오렌지 빛 노을을 보면서 원고를 썼다고 한다. 언제나 그의 좌우명과도 같은 “일단 해보자, 우린 잃을 게 없잖아”에서 출발한 글쓰기는 그렇게 한 권의 책으로 세상에 나와 모두에게 용기를 주었다. 


‘최고를 꿈꾸기보다 오늘 하루 노력하기’, 그리고 ‘안 하던 짓 하기’가 특기인 헤이든. 그의 미래가 궁금해지는 이유는 안 된다고 생각이 들어도 결국 한 번 해보는 ‘용기와 도전’에 있는 것 같다. 막 헤어지려는 그에게 새로운 도전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영어를 정복했기 때문에 이제는 새로이 일본어를 공부하고 있단다. 또 조선일보 LA 독자들을 위한 덕담도 잊지 않았다.


“조선일보 LA 독자 여러분, 운은 선천적으로 타고 나는 것이지만 후천적으로 노력해서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바꾸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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