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학력 '바닥'… ACT 점수 30년래 최저
올해 치러진 ACT 평균 점수가 30년래 최저를 기록했다. /AP
36점 만점에 19.5점 '최악'
코로나 학업 공백 큰 타격
SAT도 7년 연속 내리막길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긴 학업 공백을 겪은 후 고교생들의 학력 저하가 더 심각해졌다. 내리막길을 걷던 미국의 양대 대입 표준화 시험 성적도 30년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고교생들의 학력 수준 하락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올 ACT 점수는 충격적이다. 36점 만점에 전국 평균은 19.5점에 불과하다. 지난해의 19.8점보다 더 떨어지면서 6년 연속 하락은 물론 30년래 가장 낮은 점수라는 불명예까지 안았다. 지역별로는 오클라호마가 17.9점으로 최저를 나타냈으며 앨라배마(18), 루이지애나(18.1), 애리조나(18.4). 노스캐롤라이나(18.5) 등이 최하위권을 형성했다. 반면 워싱턴 DC가 26.9점으로 최고점을 받았으며 캘리포니아와 매사추세츠가 26.5점으로 동률 2위를 차지했고 코네티컷(26.3), 뉴햄프셔(25.7)가 뒤를 이었다.
시험을 주관하는 ACT 측은 “올 시험에서 읽기와 과학, 수학 등 모두 대학 1학년 과정에서 성공적인 학업수행을 하기 위해 필요한 기준점에 못 미쳤다”며 “영어의 경우 겨우 기준점을 넘었지만 지난해 보다 못한 결과”라고 밝혔다. ACT측은 이어 “올해 시험을 치른 학생들은 코로나가 발생했을 때 고교 신입생이었다”며 “학력저하 트렌드가 팬데믹을 거치며 더 가속화됐다는 것을 현실로 확인된 셈”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표준화 시험인 SAT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 SAT 평균 점수는 1028점으로 8년래 최저 점이다. 170만명이 응시했던 2022년의 1050점보다 22점이 떨어졌으며 2018년의 1068점과 비교하면 무려 40점이나 뒷걸음질 쳤다. .
대입에서 내신 성적과 함께 가장 중요한 전형 기준으로 여겨졌던 표준화 시험은 최근 몇 년새 위상이 흔들리면서 많은 대학들이 폐지 혹은 선택 사항으로 변경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수험생들의 학업 능력을 평가하는 중요 기준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결과는 ‘코로나 학력저하’를 여실히 반영한 결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미국의 학력 저하 추세는 코로나 수년 전부터 시작됐지만 팬데믹 이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게 교육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또 많은 연구에서도 대부분의 미국 학생들이 코로나 기간 학업 수행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1년이상 지속된 휴교와 원격 수업으로 저소득층 유색인종 학생들이 더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해광 기자hlee@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