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주 앨런시 총기난사로 한인가족 3명도 참변
6일 텍사스주 앨런시의 프리미엄 아울렛 주차장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현장에서 도망치는 쇼핑객들. 총격을 가하기 직전 용의자 모습. /ABC7 뉴스 화면 캡처
30대 부부와 3살 아들 사망...5살 아들도 중태
현지 언론 “아울렛 쇼핑 후 교회 가려다 참변”
용의자 포함 9명 사망, 7명 부상
브라운스빌서는 차 돌진해 7명 사망, 10명 부상
지난 6일 텍사스주(州) 댈러스 외곽 소도시의 야외 대형 쇼핑몰에서 발생한 총기난사로 최소 9명이 숨진 가운데, 사망자 중 한인 가족이 포함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앨런시의 한 프리미엄 아웃렛에서 발생한 총기난사로 한인 조모(38), 강모(36)씨 부부가 숨지고 이들의 아들 조모(3)군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첫째인 조모(5)군도 총격을 당해 병원에서 치료 중이지만,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 가족들은 이날 쇼핑 중 참변을 당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남편 조씨는 변호사이고, 아내 강씨는 치과의사로 일해왔다. 조씨 가족은 사건 당일 오후 교회 모임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이들이 나타나지 않자 지인들이 가족들에게 연락을 하다 참변을 당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앨런시 경찰국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6일 오후 3시30분께 댈러스 인근 앨런시에 있는 앨런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발생했으며 용의자 1명 포함 총 9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당했다.
피해자들의 나이는 5세부터 51세까지 다양하다. 총격 용의자는 마우리시오 가르시아(33)로 밝혀졌다. 용의자는 이 쇼핑몰에 다른 신고로 출동해 있던 경찰관이 현장으로 즉시 달려가 교전을 벌인 끝에 사살했다. 수사당국은 현재까지는 그의 단독범행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사건 당시 가르시아는 소총 AR-15형 무기 외에도 최소 또 다른 하나의 무기를 소지하고 있었으며, 그의 차량에서 여러 개의 다른 총기도 발견됐다. 한 목격자에 따르면, 아울렛 주차장으로 은색 세단을 몰고 온 용의자는 차에서 내리자 마자 인도에 서 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으며, 이후 30여 발의 추가 총격을 가했다.
경찰은 가르시아가 인근 모텔에 장기체류해 왔으며, 총기 숙련과정을 이수한 후 보안요원으로 근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네오나치와 백인 우월주의 콘텐츠를 게시했으며, 사망 당시 우익 약어(Right-wing Acronym)가 적힌 패치를 착용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시 상황을 목격한 사람들은 ‘끔찍한 광경’을 묘사했다. 한 목격자는 총격에서 살아남은 숨진 어머니의 몸 아래 안겨 있던 피범벅인 아이를 끌어 냈으며, 덤불 속에서 머리를 웅크리고 있던 ‘얼굴 없는 소녀’를 발견하기도 했다.
한 목격자가 제공한 영상에서는 아울렛 주차장에서 패닉에 빠진 쇼핑객들이 비명을 지르고 자동차 뒤로 줄지어 숨는 모습이 포착됐다. 아울렛 내부에서는 직원과 쇼핑객, 어린 자녀를 둔 가족들이 창고나 복도 뒤에 숨고, 도망치는 현장에서는 아이들이 짓밟히기도 했다.
총기폭력 아카이브(Gun Violence Archive)에 따르면, 미국은 올해 첫 5개월 동안 약 200건의 대량 총격사건(용의자를 제외하고 4명 이상이 총에 맞은 사건)이 발생했다. 댈러스 시내에서 북쪽으로 약 40킬로미터 떨어진 앨런에는 약 10만5000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한편, 7일 오전에는 텍사스주 브라운스빌에서 한 운전자가 이민자보호소 건너편 시내 버스정류장에 대기하고 있던 보행자들을 향해 차를 돌진시켜 7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당했다. 해당 정류장에는 벤치가 없었고 기다리던 사람들이 연석을 따라 앉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 대부분은 베네수엘라 남성으로 밝혀졌다.
한 목격자는 레인지로버인 SUV 차량이 약 100피트 떨어진 곳에서 빨간 신호등을 무시한 채 정류장에 앉아 있던 사람들을 그냥 지나쳤다고 말했다. 연석을 뛰어 넘어 전복된 SUV는 약 200피트 계속 움직여 보도를 걷고 있던 몇몇 사람들도 타격을 입었다.
목격자들은 사고 이후 도망치려던 운전자를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붙들고 있었다. 용의자는 브라운스빌 주민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번 사고가 고의인지 여부를 조사 중이며, 음주운전 또는 약물중독 검사도 함께 진행 중이다.
우미정 기자 mwoo@chosundaily.com 워싱턴=이민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