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총아' 엔비디아, 세계 최고기업 등극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 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AI 가속기 '블랙웰' 제품을 공개하고 있다. /AP
시총 3조3350억달러로 1위 차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모두 제쳐
젠슨 황 CEO, 자산 1100억달러
새시대 황금 만드는 회사 각광
인공지능(AI) 칩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미국 기업 엔비디아가 생성형 AI 붐을 타고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몇 년 전만 해도 주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나 알려져 있던 컴퓨터 부품 회사가 이제는 전 세계 증권 시장에서 빼놓고 얘기할 수 없는 회사가 된 것이다. 엔비디아는 18일 주가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시가총액이 3조3350억달러에 달해 마이크로소프트(3조3173억달러)와 애플(3조2859억달러)을 제치고 시총 1위에 올랐다.
이날 주가 상승에 따라 엔비디아의 공동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대만계 미국인 젠슨 황은 포브스 집계 기준 순자산이 약 1170억달러로 늘면서 세계 부자 순위 11위에 올랐다.
1993년 엔비디아가 설립된 이후 31년 만에 최초로 쓴 기록이다. 엔비디아는 초기 3D 비디오 게임을 구동하는 컴퓨터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제조해 판매하며 시장에 진입했고, 게이머들 사이에서 1990년대 후반부터 이름이 알려졌다.
이후 GPU 부문에서 뛰어난 성능으로 입지를 다진 엔비디아는 2018년 비트코인 열풍으로 코인 채굴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났을 때 이들의 컴퓨터에 필요한 GPU를 공급하며 한 단계 도약했다. 이어 2020∼2022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PC 수요 급증으로 실적이 대폭 늘고 메타버스 수혜주로 꼽히기도 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다 엔비디아의 폭발적 성장이 시작된 것은 2022년 11월 말 오픈AI가 대화형 AI 챗봇 '챗GPT'를 공개하면서였다. 챗GPT 같은 생성형 AI의 언어 모델을 훈련하는데 엔비디아의 GPU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엔비디아 주가에 날개가 달렸다.
엔비디아 주가는 2022년 말(액면분할 반영 14.6달러) 이후 이날까지 약 1년 반 동안 9배 넘게 상승했다.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AI 칩 시장의 약 80%를 점유하고 있으며, AI 모델을 개발 중인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알파벳, 아마존, 메타 등 주요 기술기업들의 AI 칩 수요를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지난 1분기(회계연도 2∼4월) 매출은 260억4000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262% 늘었다. 이 가운데 AI 칩을 포함하는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427% 급증한 226억달러로 전체매출의 약 86%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