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전남도청 집무실에서 만난 김영록 도지사가 도정 운영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위) 김 지사가 지난 1월 뉴욕에서 열린 남도음식 홍보행사에서 현지 관계자들과 김치를 시식하고 있다.(가운데) 지난해 3월 열린 순천만국가정원 개막식에서 김 지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전남도청 제공 

김영록 전라남도 도지사를 지난 5일 전남도청 집무실에서 인터뷰했다. 김 지사는 미국은 물론 해외 한인동포들이 '맛'과 '멋'의 고장 전남을 많이 찾아달라고 당부했다. 전남 민선8기 도지사로서 김 지사의 도정 운영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해외동포들은 전라남도 하면 ‘맛의 고향’이란 이미지를 먼저 떠올린다.

“LA 동포들께 맛 얘기부터 하게 돼 즐겁다.(웃음) 오감이 즐거운 남도 한정식과 370년 씨간장을 담그는 ‘한식의 정수’ 종가음식, 프랑스 유명 셰프도 감탄한 사찰음식까지 전남의 음식은 대한민국을 넘어 이미 세계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남도음식은 훌륭한 지리 조건과 오랜 역사의 유산이다. 쌀, 콩, 생선, 해산물, 산채 등 농·어업 식재료가 모두 풍부하고 신선하다. 젓갈·된장·간장·천일염 등 풍미가 강한 양념은 남도음식의 특징으로, 질 좋은 재료 본연의 맛에 더해 간이 세고 감칠맛이 나는 것으로 유명하다. ‘어머니 손맛’과 같은 정갈하고 맛있는 음식이 세계에서 호평받는 K-푸드의 본고장으로 자리잡게 됐다.”

-자부심이 대단하신데 LA 한인축제 때도 보면, 전남 부스의 인기가 높다. 주요 농수산특산품은. 

“세계 최대 생산지에서 출하되는 김, 미역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갯벌에서 생산된 천일염은 전남의 대표 특산물이다. 김치, 김밥, 떡볶이 등 요리도 많이 수출하고 있다. 젓갈과 김치는 이미 한인마트 단골 진열상품으로 자리잡았고, 숙취 해소에 한국산 배가 좋다는 소문이 나 나주 배주스가 큰 인기를 끌었다. 전남도는 세계적인 K-푸드 인지도 향상에 발맞춰 공격적인 남도음식 마케팅을 추진 중이다. K-푸드를 더욱 글로벌 트렌드로 육성하기 위해 남도음식과 미식관광이 연계된 ‘2025 남도국제미식산업박람회’를 국가승인 국제행사로 개최할 계획이다. 남도음식의 대표성과 접근성을 잘 갖춘 목포가 개최지로 유력하다. 동포들도 많이 참여해 그리운 ‘어머니의 손맛’ 마음껏 느끼고 가셨으면 좋겠다.”

-농수산특산품 수출을 위해서는 어떤 지원정책이 펼치고 있나.

“해남, 신안, 진도, 장흥을 김 산업진흥구역으로 선정하고, 목포 대양산단에 수산식품 수출단지를 조성해 한국산 김 산업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김, 전복, 유자 등 전남산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작년 6억3000만달러를 달성해 역대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전남 농수산식품 해외상설판매장은 현재 9개국 23개소를 운영 중이며 그 중 7개소가 미국에 있다. 2020년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아마존 쇼핑몰 내에 전남 브랜드관을 개설, 전남만의 수출 플랫폼이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다졌다. 미국 대형 현지 마켓에는 현재 전남 식품기업 4개사가 진출해 미국인들에게도 전남 음식의 진가를 선보이고 있다. 치맥스, H마트 등과 수출용 농수산물 가공식품 공장에 240억달러 투자 유치협약을 맺었다."

-전남은 문화예술의 고향으로도 알려져 있다.

“전남은 전통의 멋이 살아 숨쉬는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지역이다. 지역 고유의 문화자원을 보존하고 발전시켜 도민뿐 아니라 전남을 찾는 방문객들이 고품격의 전통문화유산을 향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남도소리의 발전과 재창조를 위한 토요 가무악희·그린국악 공연을 매주 남도소리울림터에서 공연 중이다. 고택과 종갓집을 활용한 종가스테이, 다도·예절체험, 인물·역사알기, 고택탐방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해 전남의 K-컬처 역시 널리 알리고 있다. 또, 송광사, 화엄사, 대흥사 등 전남의 사찰은 아름다운 풍광과 문화유산의 보고로 국내외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으며, 특히 선암사와 대흥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이렇듯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전남의 전통 문화유산을 비롯해 화순 고인돌 유적, 장성 필암서원, 청정한 자연 갯벌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바탕으로 자연과 인간, 전통과 현대를 접목한 ‘트렌디한 관광명소’ 로서 전남이 세계적으로 부상하고 있다. ‘정원문화 허브도시’ 순천에 조성되는 애니메이션클러스터를 중심으로 AI와 첨단기술을 접목한 웹툰, 실감형 콘텐츠, 메타버스 등 차세대 콘텐츠 사업을 확장하고 관련 테마파크와 체험관을 건립해 전 세계인이 찾고 즐길 수 있는 전남의 K-디즈니랜드를 만들겠다. 2018년부터 개최 중인 세계 유일의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도 전남의 대표적인 콘텐츠다. 한국미술의 본류인 수묵 전통 남도문예를 글로벌 문화콘텐츠로 성장시켜, 2023년 비엔날레에는 역대 최다인 43만 명이 다녀가 ‘역대급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다.”

-미주동포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관광지는.

“전남은 2000개가 넘는 보석 같은 섬들과 아름다운 리아스식 해안,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청정한 갯벌, 울창하고 푸른 숲 등 웅장한 생태관광자원의 보고다. 특히 신안의 퍼플섬은 ‘사계절 보라꽃이 피는 섬’ 콘셉트로 미국 CNN, 영국 로이터 등 해외 언론에 여러 번 소개된 바 있으며,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최우수 관광마을로 선정되어 세계적인 경쟁력도 증명했다. 퍼플섬은 2019년부터 국내외 15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며 전 세계인이 찾는 전남의 대표적인 ‘섬 명소’다. 또, 지난해 열린 ‘역대급 메가 이벤트’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방문객이 1000만 명에 육박하며 흥행대박을 이뤘다. 세계에서도 순천만의 아름다움을 극찬하며 정원문화의 새 역사를 썼다고 평했다. 박람회의 성공에 힘입어 이달 ‘우주인도 놀러 오는 순천’을 주제로 국가정원이 개막하는데, 한국 방문 계획이 있는 분들께서는 하루쯤 전남 순천을 찾아와 천혜의 자연을 만끽하시기 바란다.”

-2022~2023년은 ‘전남 방문의 해’였다. LA를 방문해 홍보도 했는데.

“2년간 열린 ‘전남 방문의 해’는 해외 관광객이 무려 300만 명에 달해 대호평을 받았다. 미국 LA뿐 아니라 독일, 일본, 중국, 태국 등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전남 관광설명회를 열어 아름다운 전남 관광지를 알렸다. 35개국 170명으로 구성된 글로벌 SNS 서포터즈도 큰 역할을 해주어 전남의 관광 콘텐츠, 명품 숙박시설과 함께 각종 메가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홍보했다. 이 자리를 통해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전남 방문의 해’의 성공에 이어 전남을 세계적으로 알릴 ‘2024~2026 전남 세계관광문화대전’도 추진한다. 오는 6월 선포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첨단산업 얘기로 넘어가보자. 글로벌 재생에너지 데이터센터 건설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던데.

“2022년 LA를 방문했을 때 해외 기업들과 전남 기업도시에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협약을 맺었다. 20억달러 규모의 민선8기 외국인 투자 1호 유치사업으로서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시티’처럼 집적화된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이었다. 이후 해당 사업을 꾸준히 구상하고 경쟁력 있는 외국자본 투자를 받아 2023년 8월에 재생에너지 기반의 해남 솔라시도 데이터센터 파크 조성을 착수했다. RE100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솔라시도 기업도시는 98MW급 한국 최대 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어 재생에너지 생산과 활용이 모두 용이하다. 또한 용수공급이 양호하고 인적자원이 많아 글로벌 데이터센터 입주의 최적지다. 2037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해 1GW 용량의 글로벌 데이터센터 25기를 건립 및 운영 확대할 예정이다.”

-‘고향사랑기부제’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던데.

“개인의 자발적인 기부를 통해 지역에 대한 기부문화를 조성하고 지방재정을 확충하는 데 목적을 둔 것이다. 또한 답례품 사업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국가 균형발전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기부자는 개인에 한하며 법인·단체 등은 제외되고, 본인 주소지가 아닌 지자체에도 가능하다. 기부 시, 기부금 30% 이내의 답례품과 함께 세액공제 혜택도 주어진다. 답례품으로는 쌀, 한우, 굴비 등 최상급 품질의 전남 특산물을 제공한다. 기부금은 사회적 취약계층 지원, 청소년 육성 및 보호, 지역공동체 활성화 등 지역 주민 복리증진 사업에 사용된다. 전남도는 제1호 기금사업으로 마을주민과 서포터즈, 전문가가 참여해 기부자의 지역 방문을 유도하는 체혐형 답례품을 개발 중이다. 이후로도 기부자의 공감을 이끌고 지속적인 기부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지정기부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예정이다.

 시행 첫 해인 지난 2023년, 전남도는 22개 시군을 포함해 전국 최대 실적인 143억원을 모금하며 애향 전남의 자긍심을 고취했다. 답례품 시장규모도 43억원을 돌파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 향후 제도가 자리잡는다면 지방재정이 확충될 뿐 아니라 방문객 증가, 특산물 생산량 향상 등 지역 활력을 되찾는 데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2월, 고향사랑기부금법이 개정되어 하반기부터는 향우회·동창회 등 사적 모임을 통한 기부 권유와 독려가 허용된다. 또한 내년부터는 연간 기부 상한액이 2000만원까지 확대되니, 전남 향우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해외동포들도 참여할 수 있나.

“한내에 거소 신고한 외국국적 동포도 고향사랑e음이라는 온라인 사이트(https://www.ilovegohyang.go.kr)를 통해 기부하실 수 있다. 다만 답례품은 한국 내 배송만 가능하니 참고하시면 좋겠다.”

-전남 사랑愛 서포터즈(전남사랑도민증)라는 것도 있던데.

“전남 사랑愛 서포터즈가 올해 3월 말 기준 45만 명을 돌파했다. 2021년 7월부터 실시한 향우 대상 ‘전남사랑도민증’ 발급 정책을 고향사랑기부제와 관련지어 더욱 확장했다. 2022년 9월부터 전남 사랑愛 서포터즈 100만 명 육성을 목표로 각종 관광지와 숙박업소, 식당, 남도장터 등 230개 가맹점 이용에 혜택을 드리고 있다. 전남도는 서포터즈가 지역에 친근감을 갖고 ‘한가족’이 되어 지속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향우와 관광객 등 정기·비정기적으로 지역을 찾는 사람을 늘려 관계 인구를 통한 지역경제 활력을 모색하겠다. 현재 서포터즈 일촌맺기 이벤트, 중국 등 해외 향우들에게 총회 참석 홍보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일촌맺기 캠페인은 오는 6월 30일까지 진행되며 기존 서포터즈에게 추천받아 신규 가입할 시 신규자와 추천자 모두 이벤트 응모가 가능하다. 1등 당첨자에게는 100만원을 지급하는 등 푸짐한 경품도 준비되어 있다. 미국 향우들도 적극 관심을 가져 주시면 감사하겠다.”

-도지사로서 추구하는 전남의 발전 방향과 비전은. 

“민선 8기 전라남도 도정 비전을 ‘세계로 웅비하는 대도약! 전남 행복시대’로 선포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비전을 바탕삼아, 당당히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대한민국을 ‘글로벌 전남’이 이끌어 가겠다. 시대를 앞서 내다보는 혜안으로 관광·인프라 등 각 분야에 선도적 정책을 추진해 ‘세계가 주목하는 전남’, ‘가고 싶고·놀고 싶고·여행하고 싶은 전남’을 만들겠다.”

-가까운 시일에 LA를 방문할 계획이 있나.

“지난 1월 라스베이거스 CES 2024를 방문해 남도 김치담그기와 김밥말기 등 전남 홍보행사를 추진했다. 김, 배주스, 유자주스 등 전남 특산품은 방문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앞으로 뉴욕문화원에 ‘전라도 정원(민간)’ 구축과 한복데이 추진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행사를 통해 남도김치 등 전남 음식문화를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LA는 가까운 시일 내에 다시 찾아 한인 여러분과 소통하고 전남 예술, 음식 등을 알릴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전남 고향민을 포함, 한인동포들께 인사를 해달라.

“타국에서 고생하며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계신 자랑스러운 동포 여러분과 전남 향우들께 깊은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 외국생활에 가장 생각나는 것이 바로 ‘고향의 맛’ 이다. 저도 유학 경험이 있어 조국 문화와 음식에 대한 그리움을 잘 안다. 품질 좋은 전남산 농수축산물을 한인들께서 더욱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전라남도’의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키우고, 남도장터US 등 한국음식 국제쇼핑 플랫폼을 비롯해 미국 중소도시까지 전역 지원하는 물류 인프라 또한 과감하게 육성해 나가겠다. 비록 몸은 서로 다른 나라에 있지만 뿌리는 같다. 한인 여러분께서 모국에 더욱 자부심을 갖고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세계화 시대에 발맞춰 사회·문화를 선도하고 세계가 인정하는 ‘글로벌 전남’ 으로 힘차게 대도약하겠다. ‘맛’과 ‘멋’의 고장 전남을 많이 사랑해 주시길 바란다. 감사하다.”

미주 조선일보 LA 부사장 겸 서울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