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살짝 올라 간 간 수치의 원인은?
정기검진으로 피검사를 해서 보여드리는데, 간 수치(AST, ALT)가 ‘살짝’ 올라가 있는 것을 보고 환자들이 놀라는 경우가 자주 있다. 10~15배 정도 높게 올라간 경우가 아니라, 20~30 정도의 정상 간 수치에서 2~5배 높은 경우를 얘기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지방간의 원인이 가장 유력하다. 당연히 피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아보지만, 과음도 하지 않고, B형,C형 간염도 없고, 새로 시작한 약도 없는 걸 확인하고 나서 얘기다.
참고로 콜레스테롤 약 때문에 간 수치가 올라간 것인지 걱정하는데 그런 경우 간 수치는 흔히 200~300정도로 올라간다. 또한, 지방간을 예시하는 징표는 나머지 피검사 결과에서 볼 수 있다. 흔히 콜레스테롤이 높고(흔히 중성지방이 높다), 당뇨가 있거나 아니면 당뇨 전단계에 있다. 복부 둘레를 재봐도 복부비만이 있는 경우가 흔하다.
지방간이 왜 무서울까? 간경화와 간암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간경화와 간암은 흔히 술을 많이 마시거나, B형, C형 간염과 같이 특정한 원인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하지만 간경화 발생률을 조사해 보니, 1순위는 여전히 술 때문이지만 이제 2, 3 순위를 다투는 것이 지방간과 B형 간염이 됐다. C형 간염은 2010년초 완치가 되는 약들이 개발되면서 간경화 순위에서 밀려났다. 하지만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이 운동부족과 무너진 식습관으로 인해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와 같은 성인병들이 늘면서 지방간 발병률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쉽게 말해, 일 하느라 바빠서 식사는 대충 고칼로리 음식으로 때우고, 집에 와서 운동을 하려니 기력이 딸려 포기하고 취침을 취하는 것이 반복되면서 생기는 것이다. 이런 악순환으로 인해 몸에 남아도는 칼로리는 피하지방에 쌓이는 것 뿐만 아니라 간에도 축적되며 지방간이 시작되는 것이다.
지방간에 대해 왜 노년내과 전문의가 글을 쓸까? 지방간이 악화되는 요인으로 50세 이상 고령, 고혈압, 당뇨, 복부지방, 내장지방이 있기 때문이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이 모든 요인들이 대부분 필자의 환자들에게 속한다고 본다. 또한 지방간을 치료하는데 있어 젊은이들과 같이 “살 빼면 된다”라는 것은 쉬운 방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시니어에게 체중감량을 요구하면 식사의 균형이 무너지게 되고, 식사량이 과격하게 줄어, 오히려 근감소증 때문에 넘어지기 쉽게 변하기 때문이다. 또한, 운동 없이 살을 뺀다면, 근육량이 줄어든 것에 비해 지방 분배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지방간이 더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시니어는 어떻게 지방간을 관리해야 하나? 근력운동을 해야한다. 특히 하체근육을 키워야 한다. 간에 있는 피하에 있는 지방을 태워줄 ‘칼로리 소각장’을 만들어야 한다. 근력운동을 열심히 하고 다음 날에 근육이 욱씬거리는 것이 ‘칼로리 소각장’을 만드는 것이다. 근력운동하고 다음 날, 운동을 하고 있지 않는데도 욱씬거리는 하체근육이 칼로리를 계속 소모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비타민 D를 잘 챙겨야 한다. 비타민 D가 적은 경우 간 섬유화가 촉진된다는 연구결과가 허다하다. 마지막으로 당뇨가 함께 있다면 Pioglitazone, Semaglutide, Vitamin E (800IU/day)를 사용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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