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계란 …‘빵 굽는 레시피 바꿔야 하나?’
치노힐스에 있는 앨버슨(Albertsons) 매장의 계란 판매대. 매대에 계란이 가득 차 있지만 수요증가와 공급망 문제 등으로 계란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문구가 쓰여 있다. / 우미정 기자
계란이 주재료인 ‘베이커리 직격탄’
마켓들 '계란 판매 두 더즌'으로 제한
150~200% 폭등…1분기까지 오름세 지속
#. 애너하임에 사는 최지은(49)씨는 지난 9일 마켓에 계란을 사러 갔다가 가격표를 보고 그냥 돌아섰다. 3달러 대에 살 수 있던 12개들이 계란값이 8.99달러로 오른데다 애용하던 제품은 이미 동났기 때문이다.
WKBN은 지난해 폭등한 계란가격이 최근 소폭 하락하고는 있지만, 한동안 식료품점에서 실질적인 가격인하 효과를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9일 보도했다.
인플레이션이 전반적으로 식품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계란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예전같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식품경제 전문 컨설팅업체인 어드밴스 이코노믹 솔루션의 빌 랩 사장은 "폭등한 계란가격이 올해 1분기에 지속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무엇보다 계란과 버터, 우유 등을 주 재료로 사용하는 베이커리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12월 12일 발표된 노동통계국의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계란 49.1%, 버터 34.2%, 우유 14.7%가 인상됐다.
LA한인타운 올림픽 불러바드에 있는 파리바게트의 김재원 사장은 “한 판(60알)에 10~11달러하던 계란값이 30달러를 훌쩍 넘었다”며 “계란값 200% 폭등에 따라 베이커리 제품의 판매가 인상도 불가피하지만 단골고객 확보 등을 고려해 모든 가격을 5% 이내로 인상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계란뿐 아니라 과일값도 크게 인상됐다”며 “과일이 사용되는 케이크나 베이커리 원재료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체식품을 찾거나 계란 비율을 조정하는 등 레시피를 변경하는 방법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윌셔 불러바드에 있는 북창동순두부의 김경희 매니저는 “계란 180알에 30달러했던 가격이 72.99달러”라며 “순두부 찌개와 파전, 감자샐러드 등 많은 메뉴에 계란이 들어가 최근 운영에 애로사항이 많다”고 호소했다. 김 매니저는 “메뉴의 가격인상이 불가피한 점을 고려해 현재 가격인상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웨스턴 애비뉴에 위치한 H마트의 이성준 매니저는 “9일부터 고객 당 계란 구매를 두 세트로 제한하고 있다”며 “구매 제한기한은 현재로서는 기약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지난해 인상된 계란가격에서 올해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30% 또 오를 전망"이라며 "하지만, 현재 구매제한을 두는 대신 가격은 동일하게 책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소비자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계란 한 세트(12알)는 전년대비 무려 49.1% 치솟아 가장 큰 연간 증가율을 보였다. 이와 같은 가격폭등의 주 요인은 미 전역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함에 따른 공급망 문제와 높은 사료비 때문이다.
오클라호마주립대학의 농업경제학과 로드니 홀컴 교수는 “지난해 조류독감 만으로 산란계의 약 10%가 폐사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조류독감 발생 이후 가격에 큰 변동이 발생했으며, 현재 이는 더욱 악화됐다”는 설명이다.
한편, 계란 제품 제조업체들이 재고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해외 공급원으로 눈을 돌리면서 계란제품 수입은 지난 2017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증가했다.
우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