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결핍보다 정신적 고통이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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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결핍보다 정신적 고통이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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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초기인 작년 3월 AP가 취재한 LA한인타운의 모습. 채성희씨가 인근 마켓조차 가기 힘든 조심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AP 



외출, 여행 제한에 우울감 커져

아시안 증오범죄에 대한 공포감

동포언론, 종교생활이 도움 돼

이민 생활 20년 이상이 대다수

 


1년이 넘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남가주 한인들을 가장 괴롭힌 것은 건강이나 경제적인 문제가 아니라 여기서 파생된 정신적인 문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귀하가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무엇이었습니까?”라는 문항에 가장 많은 응답은 ‘외출, 여행 제한으로 인한 우울감 등 정신적인 문제’로 나타났다. 49.8%(416명)가 선택했다.


자택 대피령으로 인해 대외 활동이 크게 위축되면서 가족이나 지인들과의 교류가 줄어든 것이 생활의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이 항목은 복수응답이 가능하도록 설정됐다. 정신적 괴로움 다음으로 비율이 높았던 것은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의 급증(328명, 39.3%)’이 꼽혔다. 미 전역에 걸쳐 100% 이상 급증한 아시아계를 향한 이유 없는 폭력과 혐오에 많은 한인들이 불안을 넘어 공포를 느끼고 있는 현실이 그대로 나타났다. 


건강 문제가 오히려 이들보다 응답 수치가 낮았다는 점이 의외다. 아무래도 감염의 경험이 직접적이지 않았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취업이나 사업 등 경제적인 문제에 대한 곤란함은 가장 낮은 응답률이 나왔다. 셧다운 기간 동안 휴업과 폐업, 실직 등의 상황이 많았음에도 이 같은 결과를 보인 것은 정부의 적극적인 구호정책의 결과로 보인다. 3차례에 걸친 연방정부의 경기부양금과 특별 실업수당, 급여보호 프로그램 시행(PPP), 재난융자(EIDL) 등의 덕택이다.

 

재확산 우려의 공포 현실이 되나

 

캘리포니아는 지난 달 15일 전면 재개방을 선언했다. 코로나 백신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감염률과 사망율이 크게 낮아져 일상 회복에 돌입한 것이었다.


하지만 불과 한달만에 암초를 만났다. 영국과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가 가주내 주요 변종으로 퍼지면서 다시 환자수가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LA카운티의 경우 최근 며칠째 일일 확진자 숫자가 1000명을 넘기고 있다.


설문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응답률로 직결된다. “팬데믹이 끝나고 일상이 회복된 이후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무엇입니까?”라는 항목에 ‘코로나19의 재확산’이라는 답변이 62.4%(521명)을 차지했다. 이어 물가 급등과 인플레이션을 걱정한다는 답변도 많았다.

 

동포 언론에 대한 기대감 높아

 

이민 생활동안 경험한 한인 커뮤니티의 각 기관에 대한 평가도 주목할만하다.


“어느 기관의 활동에 높은 평가를 내리십니까?”라는 문항에 가장 많은 답변을 얻은 곳은 ‘동포언론’이었다. 51.6%인 431표를얻었다.


우선은 팬데믹 기간 동안 꼭 필요한 재난 보도를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이 부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와 관련된 정부의 중요한 지침, 구호 정책 등에 대한 내용을 한인 미디어를 통해 접하게 된 것이 민생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것이다.


아울러 사회현상이나 정치적 이슈에 대한 매개체로서의 역할에도 당부가 있었다. ‘가짜뉴스에 시달리는 요즘의 상황을 보면 더욱 한인사회에 도움이 되는 언론이 큰 힘이 될 것입니다.’ (rokk****)


이어 교회나 성당, 사찰 같은 종교단체도 엄혹한 시절을 이겨내는 데 많은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43.7%인 365명이 긍정적인 답변이었다. ‘팬데믹 기간 중 종교생활을 계속할 수 있어 정신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다’(echa****) 같은 의견이 있었다.


설문 참여자는 대부분 20년 이상(71.7%)의 오랜 이민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61세 이상의 시니어 계층이 62.7%를 차지했고, 60세 이하는 37.3%였다. 남성 독자가 55.1%,여성은 44.9%의 비율로 나타났다.

 

우미정·최제인·백종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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