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품이 기가 막혀’ 7개중 1개 사기
일부 악덕소비자들의 반품 사기로 인해 소매체인들의 손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아마존의 물류 창고. /AP
TV박스에 벽돌‥진품대신 짝퉁보내
소매체인들 지난해 1010억달러 손실
사기 안 들키려 반품 몰리는 연말 극성
감지 시스템 도입·수수료 부과 맞서
“TV 박스에는 벽돌이 들어있고, 진품은 쏙 빼고 짝퉁을 보냈다니 기가 찹니다.”
한 리서치업체 관계자가 말하는 악덕 소비자들의 '반품 사기' 행태다. ‘반품의 천국’으로 불리는 미국에서 갈수록 증가하는 ‘반품사기’로 소매체인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너그럽고 간편한 반품 정책을 악용하는 일부 악덕 소비자들로 인해 소매체인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것이다.
전국소매체인연합(NFR)에 따르면 지난 해 소비자들은 무려 7430억달러 상당의 상품을 ‘리턴’했으며 이는 전체 소매체인 매출의 14.5%를 차지한다. 특히 반품 7건 중 한 건은 ‘사기’로 드러났으며 이로 인한 소매체인의 손실은 지난 한 해에만 1010억달러에 달했다.
소매체인들은 악덕 소비자들의 반품 행태가 갈수록 교묘해지고 사기성이 짙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반품 된 상품을 확인하기 전 박스에 붙은 라벨을 스캔하자 마자 환불이 이뤄진다는 점을 노리거나 훔친 물건 반품하거나 고가품 대신 위조품을 넣어 리턴하는 케이스도 증가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사기나 남용으로도 간주될 수 있는 ‘브라케팅(bracketing)’이나 ‘워드로빙(wardrobing)’ 케이스도 넘쳐나고 있다. 지난해 전체 반품 중 13.7%로 전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브라케팅'은 단일 제품을 여러 사이즈나 다른 색상으로 구매 후 하나만 선택하고 나머지는 반품하는 것이다. 소매체인들이 배송비 등을 고스란히 손실로 처리해야 하는 것이다. ‘워드로빙’은 제품을 구매해 단기간 사용하고 반납하는 것으로 주로 연말이나 홀리데이 시즌 파티 의상들의 경우 '워드로빙'이 급증한다. 업계 관계자는 악덕 소비자들의 경우반품 사기를 들키지 않기 위해 리턴이 폭주하는 휴가철이나 연말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반품 사기가 극성을 부리면서 소매체인들도 적극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일부 소매체인들은 상품 확인이 더 용이한 ‘오프라인 리턴’을 권장하고 있으며, 알고리즘과 분석 기법을 동원해 의심스러운 반품을 식별하거나 잦은 반품을 하는 고객들을 걸러내기도 한다.
아마존도 첨단 시스템을 이용해 반품 사기를 사전에 감지하는 것은 물론 전담팀을 구성해 사기 감지, 조사 등을 수행하고 있다, 또 자라, J. 크루, 유니클로 같은 일부 의류 브랜드들은 반품 남용을 막기 위해 리턴 수수료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해광 기자 hlee@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