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 장녀> 안수산 선생, 77주년 광복절 대통령 표창
대한인국민회 나성 청년부 활동
“일본과 맞선 부친 뜻 이어가려”
미 해군 최초 아시안 여성 복무
안창호 일가서 4번째 유공 포상
도산 안창호 선생의 장녀 안수산(1915~2015년) 선생이 독립 유공자로 포상된다. 국가보훈처는 제77주년 광복절을 맞아 LA와 가주 일대에서 모국의 딱한 사정을 알리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적으로 활동한 안수산 선생을 유공자로 선정, 대통령 표창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선생은 1915년 LA에서 출생해 한인들의 권익 보호, 사회 활동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독립 운동에 기여한 부친을 보며 정체성을 갖게 됐다. 선생은 이후 대한인국민회 나성 청년부에서 활동을 펼치며 1940년 대한인국민회 기관지인 신한민보 영문란을 통해 한국 광복군의 성립 등을 기사화 해 독립 의식을 고취시켰다.
선생은 샌디에이고 주립대학을 졸업한 뒤 1942년 미 해군에 자원해 입대했다. 동기는 “일본에 맞섰던 아버지의 싸움을 이어가기 위해서”였다. 사관양성소를 졸업하고 해군 최초로 아시아계 여성으로 복무하며 소위로 임관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해군에 복무 중에도 한국 사정을 소개하며 독립 선전 사업을 이어갔다.
중위로 진급한 뒤에는 해군 정보국과 의회 도서관에서 일했다. 선생은 공식적으로는 1946년에 해군을 제대했고, 이후 1959년까지 워싱턴 DC에 있는 국가안보국(NSA)에서 암호 해석을 주로 하는 비밀 정보 분석요원으로 일했다. 냉전 기간 동안, 대 소련 섹터의 300명 이상의 싱크탱크 책임자로써 국방을 위한 일급 비밀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2015년 100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이로써 안창호(1962년 대한민국장) 선생 일가에서는 이혜련 여사(2008년 애족장)와 아들 안필립 선생(2021년 대통령표창)에 이어 4번째 포상자가 탄생하게 됐다.
한편 보훈처는 이번 광복절에 건국훈장 79명(애국장 19명, 애족장 60명), 건국포장 24명, 대통령표창 200명으로 포상자 중 생존 애국지사는 없으며 여성은 30명이다. 건국훈장·포장과 대통령표창은 광복절 중앙기념식장과 지방자치단체 기념식장에서 유족에게 수여된다.
1931년 인천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 교통부와 연계해 군자금 모집과 연락 활동을 하다가 체포돼 징역 7년을 받은 윤도중 선생에게는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된다. 윤도중 선생은 1923년 1월 경기 부천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 교통부 참사 윤응념과 군자금을 모집하고, 같은 해 3월 선박으로 인천 앞바다 도서 사이를 오가며 동지들을 이동시키는 등의 활동을 하다 체포되어 징역 7년을 받았다.
또 애국장이 추서된 정두흠 선생은 1910년 전남 장흥에서 국권상실 소식을 듣고 "내가 무슨 면목으로 저 하늘의 해와 달을 대할 것인가. 살아서 설 곳이 없으니 죽어서야 돌아갈 땅이 있겠구나"라는 유언을 남기고 자결 순국했다. 정재건, 장태수 선생과 함께 호남지역 3대 순절자 중 한명이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1949년 최초 포상 이래 이번 광복절까지 독립유공자 포상자는 총 1만7588명으로 건국훈장 1만1669명, 건국포장 1495명, 대통령표창 4424명이며 이 가운데 여성은 597명이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늦었지만, 이제라도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한 분들을 포상하고 그 공훈을 기릴 수 있게 돼 뜻깊다"며 "독립유공자 발굴·포상의 사각지대를 해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종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