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 있는 지도자가 조직을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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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 있는 지도자가 조직을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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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호 연세대 명예교수가 지난 11일 조선일보LA를 방문, YGCEO에서 강연할 내용에 덧붙여 조직의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문호 기자  


연세대 이성호 명예교수 인터뷰 


"창의력은 논리적·관계적·발산적  

사고를 할 때 키울 수 있어"


YGCEO 7기 과정 강연차 방문 

'시대가 요구하는 지도자' 소개


‘대치동 1타 강사’라고 하면 강남 입시학원계에서는 대단한 존재다. 매번 강의실이 꽉 찰 정도로 수험생들에게 인기최고다. 남가주 글로벌최고위과정 강연에도 ‘1타 강사’가 있다. 연세대 글로벌최고위과정(YGCEO)의 이성호 교수. 한국 교육학의 대가로 현재 연세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는 이 교수는 LA에 YGCEO 과정이 개설될 때마다 수강생들을 설레게 한다. 

 올해로 7기 과정을 수료하는 YGCEO의 이 교수 강연에는 매번 청강생들까지 넘쳐난다. 사업을 하는 한 지인은 “강연 내용이 너무 좋아서 YGCEO 과정을 수료했음에도 이 교수 강연을 벌써 5번이나 들었다”라고 귀띔을 할 정도다.  

 YGCEO 과정은 기업인들에게 비즈니스 운영에 도움이 될 만한 경제나 경영학은 물론 리더에게 필요한 인문학적  소양 등 다양한 내용을 소개하고 네트워크를 다지는 기회를 제공한다.   

 YGCEO 7기 강연을 위해 지난 11일 LA를 방문한 이 교수를 만났다. 이 교수는 1990년 대 중반 ‘지금 당신의 자녀가 흔들리고 있다’라는 책으로 100만 부 이상 판매를 기록한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 내 강연의 주제는 ‘생산성 향상’

“CEO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어떻게 하면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조직개편, 물자지원도 하지만 핵심요소는 인적자원이고 무엇보다, 리더의 중요성이 큽니다. CEO나 팀장, 부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변하지 않으면 아무런 성과도 내기 어렵기 때문이지요.” 

 글로벌 리더로서 제 구실을 다할 수 있도록 이 교수가 제안하는 테마는 4가지다. Global Citizenship(세계 시민의식), Change Agent(개혁의 촉매자), Communication(소통), Creativity(창의성). 



 #. ‘Familiarity  breeds contempt’

“리더는 열린 시민의식을 가져야 하고, 변화와 개혁을 위해 구성원을 독려하고 소통해야 합니다. 조직원의 창의성도 끌어내야 할 뿐더러 스스로도 창의적이어야 합니다.”

 이 교수는 ‘창의적’이라는 단어를 특별히 강조하면서 마크 트웨인의 소설에 나온다는 문장 ‘Familiarity  breeds  Contempt’(친숙함은 소홀을 새끼친다?)를 꺼냈다. 

 창의력이라는 말에 우리는 너무도 친숙해 그 의미를 잘 아는 듯 하지만 실제 단어의 정의를 제대로 알고 실행하는 이는 드물다는 이야기다. 



#. 창의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오래 전, 하버드대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창의력은 우리가 논리적 사고, 관계적 사고, 발산적 사고를 할 때 커진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논리적 사고는 또 어떤 것일까요?  “논리적 사고는 어떤 현상을 사안별로 분류하고 순서화하는 능력입니다.”  

 이 교수는 논리적 사고를 설명하면서 ‘한국 아줌마들의 놀라운 창의력’을 예로 들었다.  “분류하고 순서화하려고 하면 나름의 ‘기준’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아줌마들이 빨래하고 정리할 때 보면, 다른 일을 하면서도 기가 막히게  양말, 속옷, 겉옷 등을 기가 막히게 빨리 분류합니다.”

 ‘아줌마와 빨래’를 연결해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긴장을 풀고 미소짓게 한다.  인터뷰를 하면서 이 교수 강의가 왜 청강생이 들어 찰 정도로 흥미로운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순서화’를 하는 데도 기준을 정해, 사안의 중요성이나 찬성, 반대를 몇 가지 이유로 말할 수 있을 때, 창의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게 이 교수의 말이다. 

 관계적 사고는 연관성을 찾는 노력, 발산적 사고는 상상력을 넒힐 수 있는 확대지향적이라는 것으로 그동안 막연하게만 느껴지던 창의력이란 단어가 머리에 '쏙' 들어왔다.  


#.한국교육에도 쓴소리 한마디

논리적 사고의 분류와 순서를 이야기하면서 이 교수의 이야기는 한국교육계 현실로까지 치달았다.  최근 한국에서 논란이 된 ‘5세 취학’ ‘외국어고등학교 폐지’ 등도 결국 순서화에 문제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교육도 그렇고 어떤 정책도 그 순서를 잘 지켜야 합니다. 5세 취학 정책을 실시하려면 먼저, 그에 필요한 연구, 지원방안 등을 검토하고 전문가와 시민 의견을 청취하는 등의 순서를 지켰어야 합니다.”

 이 교수는 자신이 작금의 교육정책에 대해 찬성과 반대를 표명할 입장은 아니라고 했다. 다만, 5세 취학이나 외고 폐지 등의 정책은 불쑥 발표부터 할 일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외고 폐지와 연결해서는 오히려 한국의 특성화고교 활성화 방안이 이번 기회에 나왔으면 어땠을까 한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엔 반도체학교만 중요한 게 아니라 자동차학교, 잠사학교 등 사회에 필요한 다양한 직업종사자 육성정책도 필요합니다. 외고 문제도 지금처럼 입시 부작용으로 불거지지 않게 최초 정책을 입안했던 대로 지키도록 노력한다면 당장 폐지를 운운할 사안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래서 리더(CEO)는?  

인터뷰 중 한국의 교육현실을 언급하며 목소리가 살짝 격양됐던 이 교수는 리더십에 대한 정의로 돌아서면서 다시 차분해 졌다. 이 교수는 YGCEO 강연을 통해 소개하려는 4가지 테마를 관통하는 키워드도 결국 '시대가 요구하는 창조적 변혁 지도자'라고 강조했다. 

 열린 시민의식, 조직원과의 소통, 창의력 발현에 덧붙여 이 교수는 “리더는 직업인으로서의 전문성 함양과 보편적 지식 습득에도 게을리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 순서를 지켜 균형있게 일을 처리하고 생산성도 높일 수 있게 될 터이니~.'


*이성호 연세대 명예교수는 연세대 문과대 교육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조지워싱턴대학에서 교육학 박사를 했다. 연세대 학생처장, 대학원장, 행정대외부총장을 역임했다. 교육부 대학정책실장, 교육정책자문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전국경제인연합회 자유와 창의 교육원 교수로도 있다. '지금 당신의 자녀가 흔들리고 있다' 외에 '부모가 하지 말아야 할 21가지 말', '어쩌다 우리 사이가 이렇게 됐지', 교육과정론', '교수방법론' 등의 주요 저서가 있다.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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