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치로 부수고 순식간 싹쓸이…남가주 떼강도 몸살
지난 31일어바인 보석상에 침입한 떼강도들이 금품을 훔치고 있는 CC TV 장면. /KABC TV 화면 캡처
명품숍· 보석상 등 주요 타겟
어바인 3인조 90만여달러 털어
센추리시티 구찌매장도 피해
블루밍데일스 입구에 무장 경비원
남가주 곳곳의 명품숍, 보석상 등 럭셔리 상점을 타겟으로 한 떼강도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떼강도들은 둔기를 이용해 업소 유리창과 진열장을 부순 후 순식간에 상품을 털어 달아나며 업주와 주민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한낮에 오렌지카운티 어바인 파크플레이스 쇼핑센터내 보석상에도 3인조 복면 강도가 침입해 진열창을 쇠망치로 부수고 90만여달러 어치의 보석을 훔쳐 대기하고 있던 차량을 타고 도주했다. 어바인 경찰에 따르면 당시 매장 안에는 업주와 사업 파트너, 종업원, 고객 2명 등 5명이 있었으나 곧바로 상황을 파악하고 바닥에 엎드려 무사했다. 경찰은 검정색 마스크를 쓴 3명의 흑인 용의자가 업소에 침입했다면서 이중 한 명은 백인일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앞서 발생한 어바인 스펙트럼몰 ‘케이 주얼러’ 강도 사건 용의자를 체포한지 9일 만이어서 '안전한 도시' 어바인의 명성에 오점을 남겼다.
명품샵도 떼강도들의 표적이 되기는 마찬가지다. 같은 날 센추리시티 웨스트필드 쇼핑몰 내 구찌 매장에도 한 무리의 떼강도가 들이닥쳐 명품 가방 여러 개를 훔쳐 달아났다. 경찰은 이 사건에 9명의 용의자가 연관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구찌의 경우 얼마 전 샌프란시스코 매장에서도 떼강도가 침입해 물건을 강탈했었다.
이보다 앞선 지난 4월에는 웨스트우드 지역에서 떼강도가 출몰했었다. 특히 이들은 불과 한 시간 만에 5개 레스토랑의 유리창을 깨고 금품을 훔쳐 유유히 달아나는 대담함을 보였다. 이들 식당 중에는 최근에만 5번째 피해를 당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A를 비롯 전국 주요 도시들이 떼강도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범죄 건수는 크게 늘었지만 두렷한 치안 대책은 나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보석상 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보석상 대낮 떼강도 사건은 77%나 치솟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업소별로 자체 경비를 크게 강화하거나 치안이 불안한 지역의 매장은 아예 문을 닫는 기업도 등장했다.
글렌데일 갤러리아 쇼핑몰의 블루밍데일스 백화점은 입구의 3분의1을 ‘폴리스라인’으로 막아 놓고 무장 경비원들을 세워 떼강도 침입에 대비하고 있다. 백화점 매장 안에는 루이비통을 비롯 명품숍 여러 곳이 영업 중이다. 백화점 측은 쇼핑객들의 불편함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언제 어디서 떼강도가 들이닥칠 줄 모르는 상황에서 피해를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밝혔다.
이해광 기자 hlee@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