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칼럼] 조용한 지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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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칼럼] 조용한 지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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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근 목사

새누리침례교회 담임 


하버드대학 경영대학장인 조셉 바다라코(Joseph Badaracco Jr.)박사가 몇 년 전 “조용한 지도력”(Leading Quietly)이란 책을 발간했다. 보편적으로 지도자라고 하면 윈스턴 처칠이나 테레사 수녀같이 영웅적 자취를 남긴 인물들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바다라코 박사는 뒤에서 말없이 자신들의 책무를 다했던 사람들이 오히려 더 중요한 지도자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위험을 무릅쓰고 불길을 잡았던 소방관이나 조용히 거리를 청소하는 환경미화원, 그리고 병원에서 환자를 뒷바라지하는 간호사 등, 자신의 영역에서 조용히 섬기는 자들이 사회를 지키고 새 역사를 만들어 가는 진정한 지도자라는 것이다.  


영웅주의를 지향하는 이 시대에 그것도 일반대학의 경영학 교수가 이런 주장을 했다는 면에서 저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한 책이었다. 그러나 이런 타입의 지도력은 이미 성서 속에서 소개되고 성경의 인물들이 보여준 지도력의 형태이다. 


주님은 “으뜸이 되고자 하면 먼저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한다”고 가르치신다. 또 바울은 “몸 중에 연약한 지체가 오히려 더 요긴하다”고 가르친다. 이런 성경의 가르침이 바다라코 박사보다 훨씬 전에 주장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타입의 지도력에는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더 높아져야 하고, 더 유명해져야 하며, 더 많은 자들을 거느려야 지도자라는 왜곡된 성공주의가 참된 지도력의 개념을 흩뜨려 놓고 있는 것이다.


남가주의 유명한 부동산 업자 중에 아트 허스키라는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은 부동산 경기가 최악의 상태에 있을 때 경이적인 판매고를 기록한 입지적 인물이다. 그 분의 능력이 탁월했다거나 남들이 갖지 못한 배경이 있어서 성공한 것이 아니다. 그의 독특한 전략이 그의 성공비결이다. 그것은 ‘부동산을 팔려 하지 말고 고객을 섬기라’는 것이었다. 고객의 아픔, 그들의 필요와 축복을 위해 열심히 수고의 씨를 뿌리면, 반드시 감사의 화환이 되어 자신에게 되돌아온다는 주장이었다.  


그렇다. 말없이 씨를 뿌리는 사역이 필요하다. 조용한 섬김의 사역이 필요하다. 이런 지도자를 주님이 찾으신다. 자신에게 돌아올 반대급부에 연연하지 않고, 그냥 줄 수 있는 헌신이 필요하다. 이런 모습이 주님을 닮은 진정한 제자도의 삶이다.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안달할 필요가 없다. 주님이 알아주면 되니까. 그럼에도 우리는 세속적 영웅주의에 속아 박수와 영광을 위해 뛰어 갈 때가 많지 아니한가? 말없이 인생의 한 부분을 섬기며 조용히 빛을 발하는 지도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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