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십 넘으면 장수? 가주 기대수명 79세로 ‘뚝’
기획 - 코로나 때문에 수명도 줄고, 사업도 기우뚱
팬데믹 이후 1.9년이나 줄어들어
CDC 보고서 “2차대전 이후 처음”
여자 82세, 남자보다 6년 더 산다
캘리포니아 주민의 기대 수명이 코로나 팬데믹 시작과 함께 2년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CDC는 이 같은 급격한 감소가 2차 세계대전 이래 처음이라고 밝혔다.
KTLA가 25일 보도한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행한 ‘생명통계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0년 사이에 미국 내 모든 주에서 기대 수명이 감소했다. 뉴욕이 유일하게 3년이나 줄어들어 77.7세로 계산됐고, 워싱턴 DC와 루이지애나, 뉴저지, 애리조나, 텍사스 등도 2년 이상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주의 경우 2019년 80.9세에서 2020년 79세로 1.9년 단축됐다. 이 중 여성이 82세로 남성(76.2세)보다 5.8세 더 긴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세계 평균은 73세, 한국은 84세다.
이는 2020년 3월부터 창궐하기 시작한 코로나19가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그 해 미국내에서만 40만 명이 이상이 이 전염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센서스에 따르면 2019년에서 2020년 사이에 사망자는 19% 증가했다.
이 기간 가주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9만3843명으로 집계됐다. 심장병과 암에 이어 사망 원인 3번째를 차지했다. 반면 메인, 뉴햄프셔, 버몬트, 오리건 등은 기대 수명이 1년 미만으로 줄어들어 비교적 코로나19의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노스웨스턴대 연구팀이 지난 달 의사협회지에 공개한 논문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소득과 기대수명의 관계 변화’에 의하면 저소득층의 경우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2015년부터 2021년 가주 지역 사망자 수 등을 바탕으로 기대 수명 변화를 분석했는데, 감소폭은 최저 소득 인구 집단에서 더 컸다. 2019년과 비교해 2020년은 최하위 백분위 인구에서 75.90세에서 72.11세로 3.79년 감소한 반면 최상위 소득 백분위 인구에선 87.42세에서 86.78세로 0.63년 감소에 그쳤다.
인종간 차이도 있었다. 비히스패닉 백인과 비교했을 때 히스패닉계는 0.024년, 아시아계 0.015년, 흑인 집단은 0.011년 기대수명이 줄었다. 연구팀은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고 소득이 적을수록 감염병에 더 취약하다고 봤다. 취약계층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에도 최전선 현장에서 일해야 하는 비중이 많고 교통과 주거 환경 등 면에서도 바이러스 노출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기대 수명(期待 壽命)은 특정 지역에서 태어난 인구의 예상되는 수명으로, 0세부터 계산하기 때문에 0세 기대 여명이라고도 한다. 일반적으로 태어난 시기에 해당하는 특정 연도의 기대 수명을 나타내며, 영아 사망률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따라서 1차 성장 급등기가 지난 후의 기대 여명을 계산하기 위해 영아 사망률을 근거로 1차 보정 수명을 적용하며, 2차 성장 급등기가 지난 후의 기대 여명을 계산하기 위해 아동 사망률을 근거로 2차 보정 수명을 계산하기도 한다.
백종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