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현대차 협력사 아동노동법 위반 적발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현대자동차 공장(HMMA). /현대차 제공
부품회사 에스엘(SL) 앨라배마 법인
16세 미만 미성년자 고용 등 어겨
“인력 회사 통해 채용, 확인 못 해”
노동부가 현대자동차 앨라배마 공장의 협력업체인 차량 부품회사 에스엘(SL) 앨라배마 법인이 아동노동 관련 연방 법규를 위반한 사실을 적발했다.
2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스엘 미국 현지 법인은 앨라배마 공장이 위치한 알렉산더 시에서 법정 연령 미만인 노동자를 고용해 문제가 된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부는 이 문서에서 “SL 앨라배마 법인이 작년 11월부터 ‘억압적인 아동 노동력 활용’, ‘16세 미만 미성년자 고용’ 등으로 노동법규를 반복해 어겼다”고 밝혔다.
에스엘 현지 법인은 로이터에 “공장에서 아이들을 고용해 현대차와 기아자동차 계열사에 납품하는 전조등과 미등을 비롯한 부품들을 만들었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 “미성년자들은 외부 인력회사를 통해 채용했는데, (이들의 신원을) 따로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앞서 로이터는 7월에도 현대자동차의 미국 부품 제조 자회사인 ‘스마트’(SMART)의 전·현직 직원의 발언을 인용해 이 회사가 앨라배마주 공장에서 10대 미성년자의 노동력을 불법적으로 활용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스마트에 대한 보도가 나온 데 이어 또 다른 현대차 납품업체에서도 아동노동 법규 위반 사실이 적발된 것은 현대차의 미 공급망에서의 노동 관행에 대한 조사가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에스엘은 ▲ 10대 미성년자 고용 중단 ▲ 불법 고용 사실을 인지하고 있던 관리자들 징계 ▲ 아동 노동력을 공급했던 인력회사들과의 관계 단절 등을 정부에 약속하는 내용의 합의문을 지난 18일 법원에 제출했으며, 판사는 아직 이에 서명하지 않은 상태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는 22일 로이터에 보낸 이메일 입장문에서 “우리는 모든 지역, 주, 연방 법규를 준수하는 정책과 절차를 세워놓고 있다”며 “어떤 현대차 법인에서도 불법 고용 행태를 용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에스엘은 “노동부의 관련 조사에 충실히 협조했으며, 현재 채용 인력의 신원확인 절차를 보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민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