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운전면허증, 편리하나 개인정보 유출 우려
가주정부가 디지털 운전면허증 도입을 서두르는 가운데 일부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이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서 주목된다. /DMV
8월15일 이후 10만명 다운로드받아
"2단계 본인인증 절차 없어 문제" 지적
디자인 잘못하면 개인 사생활도 노출
캘리포니아주 차량국(DMV)이 ‘디지털 운전면허증’ 보편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 운전면허증을 사용하면 개인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우려를 낳고 있다.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은 디지털 운전면허증은 시큐리티 및 프라이버시 리스크를 감수하고 사용해야 한다며 주민들이 문제점을 정확히 인식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매체 샌프란시스코 스탠더드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이후 가주민 10만여명이 DMV의 디지털 운전면허증 시범 프로그램에 가입했다. DMV는 최대 150만명이 디지털 운전면허증 시범 프로그램에 등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으로 애플 또는 안드로이드 앱스토어에 들어가 ‘CA DMV 월릿’ 앱을 다운로드받은 후 면허증 앞뒤 사진을 찍어서 앱에 업로드하면 디지털 면허증을 보유하게 된다. 디지털 면허증은 LA국제공항(LAX),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샌호세 국제공항 등 미국 내 24개 공항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주내 일부 편의점 등에서 주류를 구입할 때 나이를 증명하는 서류로 제시할 수 있다.
그러나 운전 중 교통법규 위반 혐의로 경찰로부터 정지명령을 받은 후에는 디지털 면허증 사용이 불허된다. 사이버 보안업체 ‘아르틱 울프’의 애덤 마레 수석 보안오피서는 “디지털 운전면허증을 다운로드 받으면 개인정보를 도난당할 수 있다”며 “DMV 가 유저들을 대상으로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방법을 교육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DMV가 시행중인 시범 프로그램은 디지털 면허증을 액세스 하기 전 2단계 본인인증 옵션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마레 오피서는 밝혔다. DMV는 스마트폰과 해당 앱을 ‘언락(unlock)’하는 방식으로 디지털 면허증 액세스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지털 유저 권익옹호 단체 ‘일렉트로닉 프론티어 파운데이션’의 알렉시스 행콕은 “디지털 라이선스는 사회적 불평등을 악화시킬 것”이라며 “인터넷 사용이 제한적이거나 스마트폰을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기 어려운 계층에게 디지털 면허증은 ‘그림의 떡’이나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사생활 침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잘못 디자인된 디지털 면허증을 사용하면 물건을 사러 스토어에 가거나,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는 등 개인의 행동 하나 하나가 수집돼 기록으로 보관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구성훈 기자 sgoo@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