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게 봉사하며 시니어들의 삶도 연구해요"
한국 교육부 추진 'BK' 사업의 장학생으로 선발돼 USC대학원에 유학 중인 이하진씨가 시니어센터에서 스마트폰 강의를 하고 있다.(위) 이하진씨가 지난 11일 본지를 방문해 인터뷰하고 있다. /김문호 기자·시니어센터 제공
시니어센터 스마트폰 강의 이하진씨
USC대학원에서 노인학 고독사 연구
이화여대 박사 수료 'BK' 장학생 유학
<Brain Korea>
LA한인타운 시니어센터(이사장 신영신)에서 자원봉사자로 스마트폰 강의를 하는 한인 유학생이 있다. 한국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노인학으로 석사 및 박사과정을 수료한 이하진씨는 한국 교육부에서 진행하는 ‘두뇌한국(BK:Brain Korea)’ 사업 프로그램의 장학생으로 선발돼 지난 4월 말부터 1년 과정으로 USC대학원에서 고독사 연구를 하고 있다.
그런 이씨가 LA에 와서 학교 말고 제일 먼저 찾은 곳이 시니어센터다. USC 사회복지학과 장유리 교수의 소개로 비영리 한인 시니어 봉사기관을 찾은 이씨는 이곳에서 시니어들에게 스마트폰 강의를 하며 한인사회와 한인 시니어들을 알아가고 있다. 이씨는 USC 인근 집에서 두 번이나 버스를 갈아타고 매주 화, 목요일이면 어김없이 시니어센터를 찾는다.
고독사 연구를 디지털 데이터 활용과 연계하고 있는 만큼 이씨에게 스마트폰 강의는 어렵지 않은 일. 이씨의 강의는 ‘일상에 스마트폰 활용하기’에 맞춰져 있다. “사실, 이제는 시니어들도 스마트폰을 어느 정도는 잘 사용하세요. 그런데, 문제는 금방 잊어버리신다는 거예요. 그래서 주로 생활에 도움되는 기능이나 활용법을 반복해서 직접 해보는 것에 맞춰 강의하고 있어요. 번역기나 구글맵 사용하기, QR코드 스캔하기 등등에 관심들이 많으세요.”
미국이라고는 20년 전 LA에 가족여행 온 것이 전부인 이씨도 강의를 하면서 배우는 것도 많다고 했다. “노인분들이 ‘벤모’ 활용법을 묻더라고요. 벤모는 한국에서는 안 하는 것이라 저도 여기서 배웠어요. 그 덕분에 소셜넘버, 은행계좌도 서둘러 신청하고 만들어서 먼저 해보고 자세히 알려드릴 수 있었으니, 저도 큰 공부를 한 셈이죠.”
미국생활을 막 시작한 이씨는 “미국의 렌트비가 비싼 것에 놀랐고, 한국과 미국의 시니어들 생활에도 차이가 있어 새롭다”는 소감을 전했다. 고등교육 인재양성 사업인 'BK'에 선발돼 월 200만원을 지원받는데, 인터넷료를 포함해 렌트비로 월 1750달러 정도를 내야하니, 시작부터 유학생활이 녹록지는 않다고.
그래도 이씨가 시간을 내서 시니어센터를 찾는데는 봉사와 함께 개인적으로도 연구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니어센터 방문이 오래지 않아 한국과 미국 시니어 생활의 차이점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은 시니어 복지가 단체와 기관 간 유기적으로 굉장히 잘 연결돼 있어요. 그런 점은 미국도 마찬가지겠지만, 차이가 조금 있어요. 한국 시니어들은 단체와 기관에서 음식을 가져다 주는 것부터 해서 많은 것들을 대신 해줘요. 수동적이 될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미국에서는 혜택을 받으려면 시니어들이 능동적이어야 해요. 나이에 따른 정년이 없어 언제든 일자리를 찾을 수도 있고요.”
이씨는 시니어센터 봉사가 자신의 연구를 다른 방향으로 이끌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며 “1년의 짧은 기간이지만 봉사와 공부에 전념함으로써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