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 한인 자폐 천재, 컬럼비아 대학원 석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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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 한인 자폐 천재, 컬럼비아 대학원 석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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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명문 컬럼비아 대학원에서 발달장애 석사를 취득하는 아이작 이군. 다음 목표는 신학박사이다. /구성훈 기자


자폐증 불구 꿈 펼치는 아이작 이군

'발달장애' 석사 취득 후 신학 박사 도전

2살 전에 글 읽는 법 깨우쳐 천재성 과시

대학도 2년 만에 졸업, 줄곳 올 'A' 유지


영화 또는 만화 주인공 같은 한인 청소년이 있다.  

자폐증(autism) 환자인 이 소년은 400~500페이지 분량의 두꺼운 소설책을 1시간 만에 독파한다. 


평범한 사람은 이런 책을 읽는데 10~12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이 소년은  16세에 불과하지만 대학을 이미 졸업했고, 현재 명문 아이비리그 컬럼비아 대학원에서 ‘발달장애(developmental disabilities)’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북부 LA카운티 샌타클라리타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는 이종철·소니아 이 부부의 1남1녀 중 장남 아이작 이(Isaac Lee)군 이야기다. 일본 도쿄에서 출생한 이군은 2살 때 가족과 함께 홍콩으로 이주했다. 예정일 보다 4개월 일찍 태어난 이군은 출생당시 몸무게가 1파운드에 불과했다. 


정상아의 몸무게는 약 7파운드이다. 특별한 메디컬 케어가 필요했기에 공공*민간 의료시스템을 모두 갖춘 홍콩으로 삶의 터전을 옮겨 어린 시절을 홍콩에서 보냈다. 이군의 ‘천재성’은 일찌감치 확인됐다. 2살이 되기 전에 글 읽는 법을 스스로 터득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자폐증은 다른 사람과 상호관계가 형성되지 않고, 자신의 세계에 갇혀 지내는 일종의 ‘발달장애’이다. 이군은 “사람의 얼굴표정을 보고 감정을 픽업하는 것을 잘 못한다”며 “하지만 관심분야에 몰입하면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이군은 ‘독서광’이다. 해리 포터 시리즈를 즐기고, 역사·종교관련 서적을 특히 좋아한다. 홍콩에서 초등학교는 정상적으로 다녔지만 중학교 과정은 스킵했다. 자폐증이라는 특수상황을 고려해 이군은 버지니아 소재 리버티 대학이 운영하는 ‘리버티 온라인 아카데미’ 홈스쿨링으로 고교과정을 마쳤다. 이후 리버티 대학 온라인 과정에 등록했고, 역사와 종교를 복수전공하며 2년만에 졸업했다.


부친의 모교인 컬럼비아대 석사과정에 당당히 합격한 이군은 오는 5월 석사학위를 취득한다. 아버지 이종철 변호사는 “아이작은 고등학교, 대학, 대학원에서 줄곳 올 A를 받았다”며 “자폐증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면서 꿈을 이루기 위해 한걸음 한걸음 전진하는 아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군은 “한인을 비롯한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자폐증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하는 것을 꺼린다”며 “자폐증을 비롯한 발달장애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가 돼 나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어린이 및 청소년들을 돕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독실한 크리스천이기도 한 이군은 풋볼, 축구, 컨트리뮤직을 좋아하며, 주로 교회 네트워크를 통해 친구들과 어울린다. 여기시간에 기타도 치고, 농구도 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이군은 석사가 종착역이 아니다. 종교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쫓아 신학(theology) 박사학위에 도전할 계획이다.


이군은 “나는 평범한 사람과 다르지만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싶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구성훈 기자 sgoo@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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