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캘리포니아…'황금기러기'도 날아간다
가주민 45% ‘높은 주거비'에 타주 이주
연소득 8만달러 이상 고소득층도 떠난다
미 전역에서 모여들며 기회의 땅으로 꼽혔던 캘리포니아주가 이제는 턱없이 높은 주거비로 고소득층 가구까지 포함한 ‘탈 캘리포니아 현상’이 가속화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달 캘리포니아 공공정책연구소(PPIC)의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가주민의 절반(45%) 가량이 주거비 때문에 이주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4년 23%보다 약 두 배 더 증가한 수치다.
주거비 문제는 수년 동안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생활고에 시달리는 악순환의 주요인으로 자리 잡았으며, 주민들의 70%는 주택구입 가능성에 '비관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와 같은 탈 캘리포니아 추세에 가담하지 않았던 고소득층 가구도 이주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저소득층 가구에 집중됐지만, 새로 발표된 데이터는 더 이상 연령과 교육수준, 소득에 관계없이 이주인구에 포함됐다. 주로 저소득층 가구(연 소득 4만달러 미만)의 37%가 이주 고려를 가장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연소득 8만달러 이상인 가구의 32%도 이주 생각을 하고 있으며 2004년 대비 약 3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이주를 가능하게 하는 데는 재택근무 요인도 한 몫한다. 센서스국의 가구실태조사(Household Pulse Survey)에 따르면, 주 5일 원격근무를 하는 약 300만 명의 가주 주민 중 약 3분의 2가 최소 학사학위를 소지하고 있으며, 캘리포니아를 떠나는 고소득자 중 절반 이상(53%)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LA카운티 거주민 3명 중 1명 꼴(34%)로 이주를 고려하고 있으며, 오렌지카운티와 센트럴밸리, 샌디에이고 모두 37%로 집계됐다. 반면,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은 23%로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인종별로 살펴보면, 아시아계는 4명 중 약 1명(26%)이 타주 이주를 고려하고 있는 반면, 백인은 35%, 라틴계 33%, 흑인 38%로 높았다. 공화당과 무소속은 각각 49%와 47% 이주를 생각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23%에 불과하다.
아메리칸 커뮤니티 설문조사(American Community Survey)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2021년까지 약 770만 명이 캘리포니아에서 타주로 이주한 반면, 다른 지역에서 가주로 이주한 사람은 580만 명에 불과하다. 이런 추세는 가속화 돼 지난 2021년 7월부터 지난 해 7월까지 약 40만7000명이 이주했다.
우미정 기자 mwoo@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