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의 행복칼럼] 어머님께 배우는 행복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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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광의 행복칼럼] 어머님께 배우는 행복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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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뜻대로 되지 않은 여행이었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여 여행계획 자체가 대폭 축소 조정되었다. 평생 내 삶의 젖줄로 희생해 주신 어머님께 단 5일을 드리기로 했는데, 3일로 줄었고 일정과 여행코스 수정도 불가피했다. 겨우 3일간의 여행! 벼르고 벼르며 준비했던 여행인데 아쉬움 가득한 출발이었다.  

   

원래는 어머님과 함께 바닷가도 찾고 여유로운 시간도 가지는 추억만들기 여행이었는데, 수정된 여행은 어머님 추억찾기 여행이 되었다. 어머님 추억이 담긴 공간들을 찾아 어머님의 과거를 만나는 여행이었다. 사실 어머님의 추억이 담긴 곳은 어머님의 땀, 눈물, 한숨 그리고 어머님의 기도가 담긴 현장이었다. 장소를 옮기며 어머님의 추억담을 들었다. 어머님의 과거와 직면하고 과거와 화해하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나아가 금번 여행은 어머님의 과거, 미래 그리고 현재가 뒤엉킨 여행이었고, 어머님 인생을 엿보는 기회였다. 이번 여행으로 어머님을 더욱 부러워하게 되었고, 어머님을 더욱 사랑하고 존경하게 되었다. 

   

어머니의 과거는 아픔과 고통이라고 생각했던 내 생각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고달픈 그 시절의 삶에도 낭만과 보람이 있었다. 한때 ‘화백 어머니회’ 부회장을 지내셨는데 그 역할이 산아제한 홍보였단다. 본인은 아들 다섯을 낳아 기르시면서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고 홍보하실 때 심한 양심의 가책을 느끼셨다고 하시며 너무 늦은 양심선언이라는 나의 질책(?)은 ‘소녀표’ 부끄러움으로 방어하셨다.

   

어머님 미래는 천국소망이다. 시마다 때마다 천국소망을 고백하신다. 때때로 찬양을 흥얼거리시고, 때때로 목놓아 찬양을 부르시며 천국을 바라보신다. 늦은 밤 남해고속도로를 달리며 어머니와 함께 목청껏 불렀던 찬양들은 내 가슴을 울리는 명장면이다. 

    

부럽고 놀라운 것이 어머님의 현재 행복이다. 여행 내내 ‘너무 좋다’ ‘나 지금 기분이 좋다’ ‘나는 지금 많이 행복하다’를 연발하셨다. 여행 중 당신의 조카들과 당신의 동생도 만났다. 어머님은 그들에게 축복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다. 그야말로 어머님 여행은 행복 충만했다. 

   

어머니는 행복할 수 없는 조건이 많다. 우선 건강이 좋지 않다. 무릎과 허리가 몹시 불편해 늘 지팡이가 필요하다. 청력을 잃어 보청기 도움으로 의사소통을 하시고, 경제적으로도 풍족지 못하다. 어머님은 다섯 아들을 넉넉히 키우셨지만 변변치 못한 우리는 어머님을 넉넉히 섬기지 못한다.

   

솔직히 우리 다섯 아들과 다섯 며느리 효심은 많이 부족하다. 실제로 어머니 삶을 위해 우리가 내린 결정들에 아쉬움이 많다. 그런데 어머님은 다섯 아들과 다섯 며느리를 천사라고 말씀하신다. 속 사정을 잘 아는 나에게도 어머님은 아들과 며느리들이 효자효부라고 공갈(?)하신다. 

   

다섯 아들, 다섯 며느리 그리고 열한 손주가 어머니 행복을 지키는 천사들이다. 못나고 부족한 아들들과 며느리들을 세상 최고로 인정하시며 누리는 그 행복을 배우고 싶다. 기대 수준을 한없이 낮추시고 모두를 인정하고 모두에게 100점을 주는 그 너그러움을 배우고 싶다. 늘 어쭙잖은 원칙을 주장하며 까칠한 나에게 주시는 어머님의 묵직한 가르침을 가슴에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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