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공화당, 넌 민주당… "우리 잘 살 수 있을까"


난 공화당, 넌 민주당… "우리 잘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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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정치성향으로 부부나 커플이 티격태격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CNN


'한 지붕 두 당' 한인가정 늘어

치고 받을 때 많지만 생활에 '활력'

"술 마시고 정치얘기 하지 말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열렬한 팬인 직장인 하모(50)씨는 골수 민주당 지지자인 아내와 며칠 전 집에서 한바탕 했다. 

하씨가 “툭하면 넘어지고, 종종 본인이 어디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바이든이 4년 더 대통령을 해먹는 게 말이 되냐”고 했더니 아내는 “그래도 인종 차별주의자에다 검찰에 기소된 범죄자보다는 100배 낫지”라고 응수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하씨 부부는 총기 규제, 성전환자 이슈, 낙태 문제, 소수계 우대정책 등 민주당과 공화당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각종 이슈를 하나씩 건드리며 설전을 벌였다. 하씨는 “나는 공화당과 국민의 힘 지지자이고, 아내는 민주당-민주당”이라며 “우리 부부가 ‘별종’인 것 같지만, 서로 정치성향이 달라 티격태격하는 부부가 의외로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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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년 전 조지아주에서 남가주로 이사온 정모(48)씨는 “나는 민주당인데 독실한 크리스천인 아내는 공화당을 지지한다”며 “소수계 권익을 위해 투쟁하는 정당이 민주당이라서 지지하는데 아내는 상식과 기독교 가치에 기반한 정책을 시행하는 공화당이 낫다고 한다”고 전했다.


2024년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한 지붕 두 당’ 한인가정이 늘고 있다. 

부부가 정치성향이 달라 가정이 시끄러울 때도 있지만, 주요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지지정당의 입장을 반영하며 두 사람이 건설적인 논쟁을 벌이기도 해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기도 한다.


남녀관계 전문가들은 보수와 진보로 갈라진 커플도 얼마든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지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문제는 간단하게 해결할 수 없으며, 두 사람이 진지하게 논의한 후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가장 중요한 것은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이라며 “나와 다른 점을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런데 정치성향이 달라 가정의 평화를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부부나 커플은 절대로 ‘술’을 마신 후 정치얘기를 하면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술이 들어가면 결국 누군가 소리를 지르게 되며, 싸움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정치성향이 다른 커플은 집에서 TV를 시청할 때도 서로를 배려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남편이나 아내가 특정정당 지지자라는 이유로 경우 폭스뉴스나 CNN을 하루 종일 크게 틀어 놓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특정 채널을 꼭 봐야 한다면 이어폰을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지지한다는 직장인 남모(42)씨는 “아내가 민주당이라 결혼 초기에 정치얘기만 나오면 엄청 싸웠다”며 “지금은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며 가능하면 내용이 한쪽으로 쏠리는 TV프로그램은 시청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구성훈 기자 sgoo@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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