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닥치고 정권 교체” 내달 지사 사퇴


원희룡 “닥치고 정권 교체” 내달 지사 사퇴

김승재 기자
원희룡 제주지사가 23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만나 “닥치고 정권 교체를 해야 한다”며 “분발하겠다”고 했다. 원 지사는 이날 제주도를 찾은 이 대표에게 “문재인 대통령 4년 동안 일자리와 경제 전체가 가라앉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원 지사는 다음 달 중 지사직을 사퇴하고 대선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혁신·경제 대통령’을 내걸고 정권 교체에 도전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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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지사는 이날 이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문 대통령과 이재명 경기지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원 지사는 “문 대통령은 경제 현실이나 시장 원리에 대한 이해 없는 정책을 4년 내내 밀어붙였다”며 “경제학개론에 대한 이해가 없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니 젊은 세대가 불신한다”고 했다. 이 지사에 대해선 “헌법 파괴, 자유 억압이 문 대통령보다 한술 더 떠 막가파로 간다”며 “막아야 한다”고 했다.

원 지사는 다음 달 대선 출마 선언을 앞두고 정치 현안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정책 자문 그룹과 당내 지지 의원 모임을 조직하는 등 출마 채비를 하고 있다. 그는 ‘다음 세대가 인정할 수 있는 현실적 개혁 대통령’을 브랜드로 내세우고 있다. 만 36세에 국회의원에 당선된 원 지사는 2030세대에게 “20년 전의 이준석이 바로 원희룡”이라고 자기를 소개한다. 최근엔 직접 100만원을 가상 화폐에 투자하고 증강 현실 아바타 서비스인 ‘메타버스(3차원 가상 세계)’ 계정도 만들었다. 원 지사 참모는 “젊은 세대를 진지하게 이해하기 위한 자기 혁신 노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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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엔 원 지사 정책 자문 그룹인 ‘원코리아 혁신포럼’(이하 혁신포럼)이 출범했다. 전문가 300여명이 참여한 혁신포럼은 민상기 전 건국대 총장과 황준성 전 숭실대 총장, 조장옥 서강대 명예교수가 공동 대표를 맡았다. 원 지사는 출범식에서 부동산 시장 정상화 방안으로 “잘못된 주택 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양도세와 보유세 전부 없애는 방향을 놓고 연구하고 있다”고 했다.

원 지사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대비해 현역 의원들도 규합하고 있다. 지난 17일엔 원 지사를 지지하는 의원 모임 ‘희망오름’이 예비 모임을 열었다. 3선의 이채익 의원과 재선의 정운천 의원, 초선 강민국·구자근·박성민·엄태영·윤두현·정동만 등 현역 의원 10여명이 원 지사를 돕는다. 3선 의원을 지낸 원 지사 측은 “‘원희룡표 미래 비전'을 제시해 의원들의 지지를 넓혀갈 것”이라고 했다. 원외에서는 정문헌 전 의원을 비롯해 김상협 제주연구원장, 박정하 전 제주도 정무부지사, 경윤호 전 제주도 정무특보, 최홍재 제주도 정무특보, 이기재 전 제주도 서울본부장 등이 원 지사를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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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지사의 고민은 2~3%대에 정체된 지지율이다. 원 지사는 이준석 대표의 당대표 선거 과정처럼 ‘경선 드라마’를 만들어내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그는 “제 인생과 영혼 모두를 걸고, 저와 소통하는 많은 사람의 분노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담아 국민 앞에 열창해야 한다”며 “목숨을 걸고 도약하겠다”고 했다. 원 지사는 대학입학 학력고사 전국 수석, 서울대 수석 입학 기록을 갖고 있다. 대학 시절엔 인천 숟가락 공장 등에 취업해 노동운동을 했다. 이후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해 검사를 하다 정치에 입문했다. 원 지사 참모는 “학창 시절 민주화 운동을 했지만 시장과 현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혁신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게 원 지사 생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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