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9말10초 경선안에… 이재명측 “동네축구냐”
주희연 기자
정치
2021.06.24 03:00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연기를 둘러싼 내홍(內訌)이 커지고 있다. 송영길 대표가 경선 연기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하자, 이에 반발하는 친문(親文) 진영에선 ‘9월 말 10월 초’ 절충론까지 제안하고 있다.
송영길 대표는 23일 정책토론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저는 일관되게 (경선을 연기할) 상당한 사유로 보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해왔다”며 “(현재 당내 지지율) 5위 안에 드는 세 분(이재명·추미애·박용진)이 다 그대로 가자는 의견인데, 이를 묵살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기존 당헌에 따라 대선 180일 전인 9월 9일까지 후보를 확정해야 한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러면서 “오는 25일 최고위원회에서 일정을 확정하겠다”고 했다.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정세균 전 총리와 이낙연 전 대표 측에선 최고위원회가 아닌 당무위원회를 소집해 경선 일정을 확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 총리 측 관계자는 “대선 후보를 확정하는 중차대한 사안을 당대표가 결정할 권한이 있느냐”며 “당무위를 소집해 절차대로 표결을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송 대표는 “당 대표 권한이 아니면 왜 대표를 뽑았냐”며 반발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친문 진영에선 기존 일정보다 한 달여쯤 미룬 ‘9말 10초’ 경선을 진행하자는 절충론을 제시하고 있다. 국민의힘 경선 일정에 맞춰 11월로 미루자는 주장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이다. 한 친문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추석 이후쯤으로 미루면 경선 연기 찬반 측 이견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게 아니겠냐”며 “이미 지도부에 관련 제안을 했다”고 했다.
경선 연기에 반대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 반발도 심해지고 있다. 이 지사 측 조정식 의원은 라디오에서 경선 연기 주장에 대해 “이제 딱 스타트 라인에 서서 경기가 시작되려고 하니까 연기하자는 것”이라며 “동네 축구나 달리기 시합 때도 이렇게는 안 한다”고 했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9말 10초' 절충론에 대해서도 “어차피 원칙을 바꿨다는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건 매한가지”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