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건강검진 후 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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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건강검진 후 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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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빈 

연세메디컬클리닉

노년내과 전문의 


코로나19 규정이 완화하면서 한국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아졌다. 건강검진을 받고 위내시경 조직검사 결과를 듣는데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을 진단받았다고 가정해보자. 


사람은 본인이 아는 한에서 이해를 하고 심각성을 파악하려 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두 진단명 중 ‘위축성 위염’을 더 기억할 것이다. 건강검진 결과를 듣는 것이 여기서 끝나면 ‘장상피화생’이 무엇인지, 왜 암 전단계라고 여겨지는지 찾아볼 수 있을텐데, 그렇지 않다.  


위내시경 검사결과를 듣고, 췌장에 물혹이 있거나, 지방간이 검출되었다든지, 어떻게 식습관 관리와 운동을 겸해야 하는지를 듣고 나면 ‘장상피화생에 대해 검색해봐야겠다’ 라는 생각은 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필자는 반드시 환자가 예전 위내시경 조직검사 결과를 받아와 확인하도록 한다. 수차례 장상피화생 진단명이 적혀있는 것을 발견하고 환자한테 물어보면 처음 듣는다고 한다. 조직검사 결과를 받기 전에는 ‘멀쩡하다’ 또는 ‘약간 위염’이 있다고 들었다고 대부분 환자들은 기억한다. 


위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6배나 되는 장상피화생 때문에 위내시경을 할 기회를 놓치면 큰 일이 난다. 이는 환자를 탓하는 것도 아니고 건강검진 결과를 설명해 주는 의료진의 잘못도 아니다. 중요한 많은 정보를 한 번에 설명하고 이해해야 하는 시스템 자체의 문제다.  


시스템을 탓하는 것은 창업의 본거장, 실리콘밸리와 스탠포드에 있는 문화다. 사람보다는 시스템을 먼저 탓하고, 이를 개선하도록 노력한다. 그럼 시스템 관점으로 잠시 바라보자. 하루 또는 이틀에 걸쳐 건강검진을 하다보면, 그만큼 다수의 검사결과가 나오고, 그 결과들을 한 책자에 넣어 기록한다 하더라도, 듣는 이가 전문가가 아니라면 벅차다. 어쩔 수 없다, 설명하는 의료진도 건강검진한 환자들이 수없이 많기 때문에 다음 환자에게 설명해줘야 하고, 환자마다  장상피화생 ‘강의’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런 시스템을 보강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반복학습’이다. 건강검진 결과를 반복해서 검토하는 것이다. 혼자 검토하는 것인가? 아니다. 주치의와 함께 검토해야 한다. 물론 주치의의 스타일에 따라 다르니 모든 주치의가 검토해 준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부탁하면 대부분 검토해 준다. 


의료진 입장에선 많은 검사결과를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도 꽤 걸리고, 이미 다른 의료진이 설명한 내용을 다시 검토하기에 불필요하다 느끼기도 한다. 그러기에 가장 이상적인 검토방법은 환자가 먼저 검토를 하고, 이해가 안 되는 진단들을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다. 그 후에 “방금 설명한 것들 외에  주의하고 챙겨야 할 것은 없나요?”라고 확인하며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문의 (213) 381-3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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