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암을 1기에 잡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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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암을 1기에 잡으려면

웹마스터

임영빈

연세메디컬클리닉

노년내과 담당의 



다음은 암을 초기에 잡아드린 환자들이다. 유방암을 1기에 잡아드린 ‘83세’ 여성, 장상피화생에서 위암 1기로 변형되자마자 절제해서 치료받은 ‘73세’ 남성, 폐암을 1기에 잡아 치료받은 ‘68세 비흡연자 여성’, 모두 증상이 없었다. 


순전히 건강검진 스케줄을 잘 따라서, 또는 운이 좋아서 잡힌 걸까? 유방암은 60대에 가장 흔하기 때문에 80대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아 75세 이상에게는 예방차원 검사를 권장하지 않는다. 동일하게 미국에선 위내시경을 암 예방검사로 쳐주지 않으며, 비흡연자 여성은 폐암검사 자격에 미달이다. 그럼 어떻게 암을 이렇게 1~2기에 잡아 치료가 잘 되었는가? 


환자가 똑똑하게 챙겼고, 내 건강상태를 정확히 이해했으며, 암검사들이 적절했는지 의사와 충분히 상의 후 진행했기 때문이다. 암검사를 하는 기준은 어떻게 정해졌는지 이해하고, 나에게 적용되는가를 평가해야 한다. 또한 어떤 암검사들이 존재하며, 빠진 검사가 없는지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고 의사와 상의하였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구체적으로 암검사들을 해야하는지 알아보고, 어떻게 챙겨야 하는지 알아보자.  


우선 흔한 암들은 무엇이고, 어떻게 검사하는지 알아야 한다. “흔한게 흔한거다”라는 말처럼 확률상 내가 흔한 암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 


흔한 암이 무엇인지 알아보려면 지루한 통계를 잠시 살펴봐야 한다. 2020년 기준, 세계보건국(WHO)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가장 흔한 암으로는 유방암(1위), 폐암(폐암), 대장암(3위), 전립선암(4위), 피부암(5위), 위암(6위)을 꼽았다. 


이런 통계를 보고 무슨 생각이 드는가? ‘그리 무섭다는 췌장암은 어디있는가?’, ‘유방암이 가장 흔한데 사망자 순위는 5위이다’, ‘폐암은 많기도 하지만 흔히 사망으로 이르는구나’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러니 췌장암에 대한 걱정에 사로잡히지 말고, 흔한 암들을 어떻게 검사하는지 알아야 한다. 이러한 통계와 치료하는 어려움, 비용을 토대로 검진을 시작하는 나이와 주기가 결정된다.  


학회마다 암검사를 시작하는 주기와 끝내는 주기가 다르다. 유방암을 가장 중요시하는 유방암학회에서는 시작도 일찍하고 검사하는 주기도 짧도록 권장한다. 하지만 미국 질병예방센터(USPSTF)에서는 보다 느슨한 주기를 권장한다. 하지만, 이런 가이드라인은 권장하는 것이지 무조건 지켜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같은 75세지만 외래에서 뵙는 아버님과 동갑이시지만 요양병원에 누워계신 분들이 있다. 두 분을 같은 기준으로 암검사를 해드리면 커뮤니티에 거주하는 어르신이 손해를 보는 것이다.(여기서 요양병원 환자를 차별대우 한다는 것이 아니라, 여러 기저질환과 장애로 인해 예후가 좋지 않아 암검사를 안 하기로 환자와 가족들이 대부분 동의를 한다는 뜻이다). 


이렇듯,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하다. 그러니 어떤 나이를 정해놓고 “그 나이 이후에는 암검사 하지 마세요”라고 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 그리고 그런 나이를 무조건 따르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고, 의사가 환자의 기저질환을 보고, 환자의 현재 기능을 보며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 검토하고 판단해야 한다. 

문의 (213) 381-3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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