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수면제에 중독되지 않는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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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수면제에 중독되지 않는 비결

웹마스터

임영빈

연세메디컬클리닉

노년내과 전문의 


지난 달, 한 아버님이 수면제를 매우 강력히 요청하길래, 수면제보다는 수면 자체를 개선하도록 도와드렸는데도 불구하고 수면제를 완강하게 원하셨다. 처방해 드리기 전, 혹시나 해서 정부기관에서 주관하는 처방기록을 검토해 보니 며칠 전에도 수면제를 다른 병원에서 타셨던 것을 발견했다.  


중독은 사람이 어떤 수를 쓰더라도 중독된 그 것을 찾도록 만든다. 안타깝게도 한인 시니어 세대에도 이런 수면제 중독이 흔하다. 특히, 수면제와 신경안정제를 요청하는 시니어가 많다. 매우 위험한 일이지만 서슴지 않고 일어나는 이유는 경각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마약성 진통제에 중독된 시니어는 보기 드물지 않은가? 오히려 반대로 중독되지 않으려고, 수술 후 통증에 시달리는데도 마약성 진통제를 꺼려하는 분들이 흔하다.  


왜 그런가? 경각심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각심은 모든 약물에 적용되어야 한다고 본다. 친구들 사이에 떠도는 ‘내가 먹어봤는데 괜찮았어!’라는 경험담에서 비롯된 것보다, 반드시 의사나 약사와 충분히 대화를 하고 질문 시간을 가져야 비로소 경각심을 올바르게 세울수 있다.  


한국문화에서는 “이게 그렇게 좋데~”라고 친한 친구가 권하면 “아 그래? 나도 좀 주라” 라며 대답하는 것이 참 흔하다. 근데 미국인 사이에서 만약 “좋데~”라고 권장을 하면, “누가 좋데? 안전은 하데?” 라며 추가적으로 질문이 오간다. 그러니 경각심을 올리는 첫 번째 방법은, “첫경험을 신중하게 가져야 경각심을 지킬 수 있다”이다.  


둘째,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약효과가 ‘바로 나타났을 때’ 의존성이 생기기 쉽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수면제나 신경안정제는 곧바로 효과가 나타나 수면에 들게 만들거나 패닉상태를 안정시켜준다. 그러니 다음에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예를 들어 공황장애나 불면증이 도지면, 다른 방법을 생각하는 것보다 약의 효과가 기억이 나고 손이 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에 비해 효과가 나중에 나타나는 약물은 의존성이 생기지 않는다. 항우울제가 가장 좋은 예다. 마약과 같이 아무리 사람을 ‘기쁘게 해주는’ 약물이라도, 효과가 2주에 걸쳐 나타나니 중독되지 않는다. 그러기에 불면증에 수면제를 사용하기보다 항우울제를 주로 의사가 처방하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것이다. 항우울제는 이름이 잘못 붙여졌다. 항우울제는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게 이름을 붙인 것이지, 본래는 세로토닌을 올려주는 약이다. 세로토닌 약으로 이해하면 부정적인 부담보다는 치료의 개념으로 이해를 해 치료가 잘 될텐데 말이다.  



중독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서서히 약물을 줄이며, 줄이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치료하는 것이다. 약물을 줄이는 방법은 용량을 먼저 줄이고, 그 후 복용하는 빈도수를 줄여, 매일 복용하는 것에서 하루 건너 복용하도록 한다. 이렇게 하루 복용하지 않은 날에는 내일 복용할 수 있다는 위안을 가지며 의존감을 줄여 가도록 노력한다. 또한 혼자 끊는 것보다 주위 사람들에게도 알려 함께 헤쳐나갈 때 다시 약물 사용에 빠지지 않게 된다. 문의 (213) 381-3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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