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 '팟홀’.. 가주 도로 전국 꼴찌
LA 도로 곳곳에 팟홀이 그대로 방치되면서 운전자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한인타운 인근 한 도로 위의 팟홀 / 우미정 기자
도로·교량 상태 50개주 중 49위
운전자들 위험 불구 그대로 방치
주민 ‘정비공약 내세우면 지지할 것"
운전자들이 '도로 위 지뢰'라 불리는 '팟홀(Pothole)'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비가 내리면서 LA를 비롯한 남가주 지역의 도로 상황이 더욱 악화된 가운데 캘리포니아주 도로 상태가 전국 최하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보주의 싱크탱크인 리즌 파운데이션(Reason Foundation)이 3일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캘리포니아는 도로 및 교량의 상태가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미국 50개 주 중 49위에 머물며 최악에 가까운 순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47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43위에서 다시 하락한 것으로, 캘리포니아의 도로 상태는 수 년째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해당 보고서는 도로와 교량에 대한 포장 상태, 안전성, 교통 혼잡도, 결함 있는 교량 등 13개 주요 항목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평가 결과, 알래스카주만이 캘리포니아보다 더 낮은 순위인 50위를 기록했으며, 캘리포니아는 모든 주요 도로 상태 항목에서 하위 10위 내에 포함됐다. 특히 도시 간선도로 포장 상태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했으며 프리웨이 상태는 47위다.
또한, 구조적으로 결함이 있는 교량 부분에서는 중간 수준인 25위를 기록했으나, 안전성 항목에서는 도시 도로 사망률이 33위로 평가돼 교통사고와 관련된 위험이 여전히 높은 수준에 있음을 시사했다. 캘리포니아는 도로 및 교량 건설 비용에서 전국 43위를 기록했으며, 유지 관리 비용에서도 44위로 평가됐다. 여기에는 도로 재포장과 팟홀 수리 등 유지 관리에 드는 비용이 포함된다.
웨스트 베니스 불러바드에 위치한 '팍스 오토 리페어 앤 타이어'(Park’s Auto Repair & Tire)의 정진옥 대표는 13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캘리포니아 도로의 악화된 상태가 차량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하며, "도로에 만연한 균열과 움푹 파인 팟홀 등이 운전자의 주의력을 요구하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최근 도로의 팟홀로 타이어 손상을 입은 고객 사례를 언급하며, "팟홀로 인한 타이어 손상은 수리가 불가능하며, 이 경우 타이어 교체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타이어 손상의 크기가 6mm를 초과할 경우, 해당 부분은 수리가 불가능하며, 교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스포츠카와 같은 타이어 공기층이 얇은 차량이나 런플랫타이어(Run Flat Tire)를 장착한 고급 차량에 대해 특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이러한 차량은 타이어 쿠션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충격 흡수 능력이 낮아 팟홀에 의한 손상에 특히 취약하다"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정 대표는 "만약 팟홀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속도를 최대한 줄이고 엑셀러레이터에서 발을 살짝 떼어 충격을 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운전자의 안전한 운행을 위한 팁을 제공했다.
LA에 거주하는 김무현씨는 “다음 선거에서 도로 인프라 개선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후보를 지지하고 싶을 정도로 캘리포니아의 도로 상태가 점점 더 나빠지고 있음을 체감한다”며 “도로 정비는 단순한 인프라 문제를 넘어서, 시민들의 안전과 경제에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치노힐스에 거주하는 우나영 씨는 “지난 해 도로 위 팟홀로 타이어 펑크만 세 번째다”며 “타이어 교체 비용으로만 총 800달러 이상을 지출했다”고 말했다. 우 씨는 “가주 교통국(CDT)에 팟홀 피해 보상 신청 완료 후 CDT로부터 최대 6개월의 조사 기간이 소요된다는 안내를 받았으나, 7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아무런 진행 상황에 대한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 해당 도로에 대한 수리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출퇴근 길 여전히 같은 팟홀로 인한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는 교통 혼잡도에서도 하위권인 44위를 기록했다. 운전자는 평균적으로 매년 60시간을 교통 체증에 갇혀 보내는데 전문가들은 캘리포니아의 열악한 도로 환경이 차량 유지비용을 증가시키고 결국 지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하고 있다.
우미정 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