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간증] 예수 없이 못사는 남자 <10> - 2달러의 기적을 체험한 아프리카 선교
주님의 영광교회 신승훈 목사
#. 노동허가에 얽힌 사연
맨 처음 아프리카를 갈 때 노동허가(working permit)가 있어야 장기 체류가 가능하다는 것을 잘 몰랐다. 또 그 허가가 있어야 이삿짐을 면세로 뺄 수 있는 지도 몰랐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나는 이삿짐을 이미 아프리카로 부치고 여행 비자로 아프리카로 갔다. 이삿짐으로 짐을 찾으려고 노동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노골적으로 이민국 관리가 일인당 천 달러씩 우리 가족 세 사람에 3천 달러의 뇌물을 요구했다. 나는 그 사람에게 이렇게 호소했다. “나는 병원을 세우고, 학교를 세우고, 교회를 세우기 위해 이 나라에 왔습니다. 당신이 국가와 민족을 사랑한다면 나 같은 사람에게 노동허가를 내 주어야 합니다.” 라고. 그런데 그 관리는 도리어 국가와 민족 같은 말하지 말고 돈이나 달라고 했다. 나는 거절했고 그 다음에 이민국에 가보니 결과는 역시 ‘No’ 였다. 거절당한 것이다. 너무나 한심한 나라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나는 신학교로 돌아와서 신학생들에게 함께 기도하자고 했다. 이삿짐이 오는 날은 다가오는데, 노동 허가는 없고 세금을 내려면 너무 억울하기에 하여간 기도하자고 했다. 기도가 끝났는데 학생 하나가 내게로 왔다. “선교사님, 제가 사는 지역에 국회의원이 한 분 있는데 그 사람이 실력자입니다. 같이 가서 부탁하지요.” 다음날 우리는 그 의원을 찾아갔다. 만나보니 의원과 차관을 겸임한 사람이었다. 나의 이야기를 듣더니 당장 이민국으로 가자고 했다. 이민 부국장을 불러 호통을 쳤다. “이런 분을 노동허가를 안 주다니, 무슨 일을 이렇게 하는가? 당장 내 드려라.” 나는 그 다음 날로 노동허가를 받게 되었다. 그런데 감사도 잠시뿐 생각하지도 못 한 더 큰 문제가 생겼다. 그 국회의원에게서 몇 일 뒤에 전화가 왔다. “왜 인사가 없습니까?” 나는 당황스러웠다. “아니, 제가 감사해서 작은 선물과 식사 대접 해드리지 않았습니까?” 그러나 그 의원은 또다시 “아니, 선물 말고 천 달러씩 달라던 노동허가를 해주면 적어도 반값인 5백달러씩 세 사람에 천 오백 달러를 가지고 와야죠?” 하는 거였다. 나는 어이가 없었다. 아니, 부패를 없애고 바른 사회 만들자고 교회를 세우러 온 사람으로써 뇌물을 줄 수 없어 찾아갔는데 오히려 도와주는 것을 빙자하여 뇌물을 요구하다니! “나는 그렇게는 못합니다.” 라고 거절했다. 그런데 그의 대답이 정말로 기가 막혔다. 일주일 내로 돈을 가지고 오지 않으면 이민국에 고발하여 나를 추방시키겠다고 협박을 한 것이다. 정말 한심했다. 나는 다시 전화를 걸렀다. “나는 주의 종입니다. 나를 이렇게 어렵게 만들지 마세요”. 그러나 그는 돈이나 가져오라는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나는 신학생들에게 다시 기도하자고 했다. 대책은 없고 날짜는 다가오고, 마음이 급했기 때문이다. 정말 이민국에 고발할까? 그런데 돈 가져오라는 바로 그 전날에 일이 터졌다. 지역구 출신 국회의원인 그 사람의 지역에서 부족들간의 싸움이 있었다. 대통령이 사석에서 그에게 물었다. “어떻게 된 거야?” 그의 대답이 너무나 황당했다. “내가 거기 있었던 것도 아니고 수도에 있었던 내가 그 일을 어떻게 압니까?” “뭐야?” 기가 막힌 대통령이 지금 당장 물러가라고 했다. 아프리카의 대통령은 왕이다. “죄송합니다. 잘 조치하겠습니다.” 그랬으면 간단히 끝날 일이었는데, 정말 바보 같은 말을 하고 만 것이다. 그날 저녁 술집에서 술을 마시던 그가 동석한 자에게 푸념했다. “각하는 너무해. 내 말이 틀렸어? 내가 현장에 있지도 않았는데 거기서 싸운 일을 내가 어떻게 알아?” 그 말을 들은 자가 대통령에게 또 고자질을 했다. “각하를 비방합니다.” 라고. 그 밤에 체포령이 떨어졌다. 그는 친한 사이였던 다른 세력자가 미리 알려주어서 다른 나라로 피했다. 피해서 생각하니 너무나 바보짓을 했다. 대통령에게 사과하고 사람을 보내고 손이 발이 되도록 빌었다. 이후 대통령이 체포령은 취소해주었으나 결국 국회의원과 차관 자리는 면직되고 말았다. 다시 돌아와서 내게 전화를 했다. “내가 잘못했습니다. 좀 도와주세요.” 나는 그 때 말씀이 생각났다. 솔로몬의 아들 르호보암이 백성들에게 바보 같은 말을 했다. 그 결과로 나라가 갈라졌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셨다고 기록하고 있다. 모두가 하나님께서 하신 것이다. 깊은 감사를 드렸다.
# 2달러의 기적!
한 번은 내가 사는 곳에서 400여 km 떨어진 곳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 그만 차가 고장 났다. 그냥 서버린 것이다. 엔진을 들여다보니 알 수가 있나? 한심했다. 거기는 전화도 없고 차가 망가지면 대책이 없는 곳이었다. 밤이 되면 도둑들이 험한 일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답답했다. 기도할 엄두도 못내고 마냥 난감한 채 차만 바라 보고 있는데 현지인 한 사람이 내 차가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그러더니 열린 후드 아래를 들여다 보는 것이었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나는 15년이나 차 운전을 했다. 그런데도 도통 모르겠는데 과연 당신이 알겠나?” 그런 생각을 하며 가만히 보고 있는데 “여기 전기 줄이 끊어진 것 같군요. 시동을 한 번 걸어보세요.” 그가 영어를 한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나는 의심 90 %, 호기심 10%로 시동을 걸어보았다. 시동이 걸렸다. 너무나 신기했다. 전기 줄이 끊어진 것은 기술자가 도구를 가지고도 찾기가 어렵다. 육안으로 끊어진 전기 줄을 발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더구나 현지인이! 너무나 놀랐다. 그 밤에 늦게 집에 도착해서 감사 기도를 드리고 잠이 들었다. 그리고 얼마 후에 미국에서 홍 집사님이라는 분에게서 전화기 왔다. “선교사님 오늘 혹시 차에 무슨 일이 없었어요?”, “아니, 왜요? 문제가 좀 있기는 있었는데요.” 집사님이 기도하던 중에 나와 차가 자꾸 떠올라서 차가 망가졌으면 천사를 보내서라도 차를 고쳐달라고 기도했단다. 나는 소름이 끼칠 정도의 감동과 은혜를 받았다. 그런데 그 사람은 천사는 아니었던 것 같다. 차를 고친 후 그는 내가 준 2달러를 “땡큐”하면서 받아갔다. 천사가 2달러 가지고 뭐하겠나? 하나님께서 하셨다!
#. 아프리카의 신학교 사역
아프리카의 신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다. 현지인들은 가난한 까닭에(국민의 70%이상이 빈민이다), 신학교 교육을 무료로 했다. 먹이고, 재우고, 입히고, 교재도 사주고, 양복도 헌 것이지만 미국에서 구해서 입히면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돌보아주었다. 공부를 마치고 집에 갈 때, 많은 학생들이 가방이 없어서 내가 박스를 구해 주면 거기에 공부 중에 얻은 교재와 헌 옷, 그리고 자신들의 물건을 넣어서 집으로 가고는 했다. 어느 날 10 주 교육을 마치고 돌아가는 학생들 중 한 학생의 박스에서 우르르하는 소리가 났다. 나는 직감적으로 이 학생이 콩을 훔쳤다고 생각했다. 공부 가르치고, 먹이고, 입히고, 옷 주고, 그런데 신학생이 콩을 훔쳐? 그것도 목사가 될 사람이? 나는 화가 났다. 그래서 빨리 박스를 열어보라고 했다. 배반감이 나를 못 견디게 했던 것이다. 그 학생이 머뭇거렸다. 나는 빨리 열라고 소리를 질렀다. 얼굴이 민망해지며 연 박스에서는 썩은 콩이 나왔다. 이게 뭐야? 나는 경위를 물었다. 신학교에서 음식을 할 때 골라서 버리는 썩은 콩이 너무 아까워서 버리는 중에 좀 성한 것들만 골랐단다. 얼마는 밭에 심고 나머지는 먹으려고 가져간다고 했다. 나는 너무나 미안하고 몸 둘 바를 몰랐다. 판단하고, 정죄하고, 무시하고, 나 자신이 너무나 한심스러웠다. 그 때 일은 지금 생각해도 민망하다. 가난하다고 무시하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다. 그 이후로 없다고 함부로 대하지 말자, 미리 판단하지 말자, 그 일로 나는 마음에 다짐을 하게 되었다. 어떤 신학생은 개학하기 일주일 전에 미리 온 학생도 있었다. “왜 일찍 왔는가? 날짜를 잘 몰랐는가?” 그의 대답이 나를 민망하게 했다. “선교사님 신학교에 올 차비가 생겼는데 1 주일 동안에 무언가 이 돈을 쓸 일이 생기면 나는 분명히 여기 못 옵니다. 그래서 눈감고 미리 왔습니다.” 내가 이 사람의 입장이었더라도 이렇게 할 수 있었을까? 나는 매우 부끄러웠다. 이런 일들이 나로 더 하나님을 가까이 하게 해주었다. 너무도 가난한 사람들, 지금도 우리 아프리카 신학교에는 그런 학생들이 많다. 그들을 위하여 기도하며 물질로 사역에 참여하기 원하는 분들의 헌신을 기다리는 이유다. (계속)
#. 약력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Talbot Theological Seminary M. Div.
1993-1997 동아프리카 케냐 선교사
대한예수교장로회 보수합동 국제총회 총회장
글로리캠프 코리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