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칼럼] 제3의 통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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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칼럼] 제3의 통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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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근 목사

새누리침례교회 담임   

                   

목회를 하다 보면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한 번은 결혼을 앞둔 두 사람이 혼전 상담시간(Premarital Counseling) 중에 질문했다. “결혼 후 10명 중 4명 꼴로 갈라서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는데, 두 사람의 관계가 깨어지지 않고 오래 갈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설명했다. 

   

“남편과 아내라는 상호적 관계만으로는 쉽지 않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 충돌이 생겼을 때 둘만의 노력으로 극복되지 않는 문제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제3의 통로를 준비하십시오. 제3의 통로란 하늘을 향한 통로를 말하는 것이요, 그것은 바로 하나님께로 나가는 것을 말합니다.” 제3의 통로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았다.

   

사실상 부부관계 만큼 힘든 것이 어디 있겠는가? 자라온 배경도 다르고, 사고방식도 다르며, 다른 성향을 지닌 두 사람이 만나 함께 평생을 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하늘을 향한 통로가 열려 있으면 갈등 속에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다. 

   

필자의 경우 42년째 결혼생활을 해오고 있지만 어느 누구보다 건강하게 살고 있다고 자부한다. 그것은 두 사람의 성격이 같아서가 아니다. 우리 두 사람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아내는 일식 같은 깔끔한 음식을 좋아하는데 나는 돼지불고기, 육개장, 막국수 같은 음식을 좋아한다. 아내는 클래식한 음악을 좋아하는데 나는 발라드 풍의 뽕짝(?)을 좋아한다. 

   

또 아내는 준비성이 철저하지만, 나는 막상 일이 닥쳐야 시작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처음 미국에 유학 와서 두 사람이 함께 공부할 때, 아내는 시험 2주 전에 모든 준비를 마친다. 그러나 나는 성령은 마지막 순간에 크게 역사하신다는 신념으로 초치기(?)로 일관했다. 체질도 완전히 다르다. 아내는 여름에도 히터를 틀 정도로 추위를 탄다. 그러나 나는 겨울에도 에어콘을 틀 정도로 몸이 뜨거운 남자이다.

   

이렇듯 모든 면이 다른 우리 두 사람이지만 그래도 지금껏 행복하게 사는 이유는 하늘을 향해 열려 있는 제3의 통로가 있었기 때문이다. 서로 힘들 때 함께 보았던 하늘의 약속들이 있었다. 환경이 우리를 속이고 가슴을 짓누를 때 하늘을 향해 함께 불렀던 노래가 있었고, 서로에 대해 힘들어 할 때도 사랑과 용서의 손 잡음이 있었다. 이것이 우리를 더 강하게 했고, 더 사랑하게 했으며, 더 하나가 되게 했다.

   

이런 의미에서 하늘을 향해 열린 창을 갖는 것은 건강한 인간관계에 필수적이다. 막힌 관계의 담을 넘어 새로운 세계를 보게 하고, 좁은 공간을 열어 수용의 여백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5월 가정의 달을 보내고 있다. 사실 모든 상황이 어렵다. 이렇게 힘들고 어려울 때 이지만, 부부가 함께 하늘을 바라보며 사랑의 하모니를 만들어 내면 행복의 태양이 떠오르게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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