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야기] 왕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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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야기] 왕의 귀환

웹마스터

제이슨 송

뉴커버넌트 아카데미 교장 


엘리자베스 여왕이 지난 해 9월 소천했다. 1952년부터 2022년까지 70년간 여왕으로 영국을 이끌었던 그녀는 정치적 인물은 아니었지만 영국의 심장과 '소울(soul)', 나라를 상징하는 대모(大母)였다. 그리고 지난 주 아들인 찰스 3세가 왕좌에 올랐다. 찰스 3세는 특별한 업적이나 성과보다 작고한 다이애나 공주의 남편으로, 또 이번에 왕비가 된 커밀라 쉔드와의 혼외관계로 일반인에게 더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리고 75세인 그가 몇 년이나 왕으로 다스릴지, 그의 아들 윌리엄 왕자는 언제 왕위에 오를지 벌써 이야기가 돌고 있다.  


이번 행사는 온 세계 많은 사람이 잠을 설치며 방송으로 듣고 보는 매우 특별한 이벤트였고 웨스트민스터 성당에서 벌어진 대관식(coronation)은 장대한 광경이었다. 전 세계에 가장 잘 알려진 왕가의 계승의식이었기에 순서 하나 하나가 엄중해 보였다.  


일반인은 이 이벤트를 영상으로만 볼 수 있었으나 사실 영화에 가끔 비슷한 장면이 연출된다. 예를 들어 J.R.R. 톨킨이 쓴 “반지의 제왕” 소설을 기반으로 제작한 영화 “왕의 귀환(Return of the King)”에도 비슷한 장면이 나온다. 악한 사우론(Sauron)을 물리친 주인공 아라곤(Aragorn)이 왕위에 오르는 장면을 기억하는가? 그가 대관식에 참여한 모든 하객 앞에서 왕관을 쓰는 장면은 인상깊었다. 물론 소설 속의 계승식이기에 상상에 불과하지만 이번 찰스 왕 3세의 대관식과 흡사한 느낌을 준다. 아무튼 동서를 가리지 않고 아직도 왕을 국가의 상징적 존재로 여기는 나라들은 격식을 갖춘 공식행사를 종종 치른다.  


필자는 영국 왕가에 큰 관심은 없지만 대관식만은 꼭 보고 싶었다. 그리고, 반지의 제왕 팬으로서, 또 기독교인으로서 진짜 왕의 귀환을 학수고대한다. 성경의 요한계시록은 예수 그리스도가 모든 민족이 부인할 수 없는 왕으로 재림할 것을 예언했다. 그 시점이 인류의 종말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왕의 귀환은 정말 중대한 사건이다. 톨킨도 이 점을 토대로 소설을 쓴 것이다.  


하지만 인간에겐 왕의 존재가 부담스럽고 거북하게 느껴질 수 있다. 특히 미국은 영국왕과 결탁하는 종교 지배층의 권위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영국을 떠나 세운 나라다. 그래서 어떤 한 인물이나 집단에게 권력이 통합되는 것을 방지하는 법과 제도를 만들어 놓았고, 동시에 개인의 권리, 소유, 그리고 자유를 보호하고 고집한다. 그렇기에 미국인은 영국 왕실에 관심은 보이지만 절대 그런 권위에 복종하며 살고 싶어하지 않는다. 


이 세상의 모든 왕은 인간이기에 단점을 갖고 있다. 즉, 자신의 권위와 권력을 보존하기 위해 그릇된 일, 사악한 일도 범한다. 그러나, 그런 성품이나 행동을 성경의 왕에게 투사(投射)해선 안된다. 기독교의 왕은 누구도 도전할 수 없는, 모든 권리와 권한을 소유한 분이다. 이 왕은 재원이나 재정의 한계도 없고, 맞설 존재도 없으며, 정의를 실천해 공의를 세우는 분인데, 인간이 충분히 이해할 수 없는 존재다. 인간의 한계에 맞는 표현과 이름으로 종종 불리우는 이 왕은 사실 어떤 단어나 표현으로도 정확히 설명할 수 없다. 그저 '선한 독재자'(benign dictator)라고 생각하면 된다.   


재미있는 것은 여기에서 사용하는 그 '선한 독재자'라는 표현을 공산주의 혁명가나 군사정권 독재자들이 자신을 그런 사람이라고 주장했다는 점이다. 모택동이 그랬고, 김일성도 그랬고, 카스트로도, 폴포트도 다 그랬다. 그리고 요즘 방송을 통해 알고 있 듯 많은 사이비종교 및 이단 교주들도 자신을 그렇게 부른다. 하나 인간은 절대 선한 독재자가 될 수 없다. 절대적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하기 때문이다. 


요즘 미국 정치판을 보면 특히 민주당 및 진보진영, 좌파 정치인들이 '선한 독재자'가 되고 싶어하는듯 하다. 그들은 자신이 권력을 손에 쥐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문제의 근원이 보수나 공화당 측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자기들이 권력을 장악한다고 지구 온난화 및 기후문제가 해결되고, 가난도 사라지고, 사회가 평등해지며, 모든 소수자(동성애자, 트랜스젠더, 소수민족 등)의 권리가 보장될까? 그들에게 모든 권력을 준다고 인류 역사상 아무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해결되고 사라질까? 답은 뻔하다.


인간은 극복하지 못할 문제를 접하며 산다. 우선 개인의 문제, 즉, 죄, 분노, 정직, 순결, 부부간의 정절 등이 모든 사람의 문제다. 더 나아가 사회와 국가적 문제로는 차별, 제도적 편향, 불공평, 빈부의 격차, 영토분쟁 등이 존재한다. 자, 그럼 이런 문제를 누가 해결할 수 있을까? 해결할 사람이 하나라도 있을까? 그 답도 뻔하다. 



문제 투성이인 이 세상에 속히 진짜 왕이 귀환하길 바란다. 그 때까지는 최선을 다해 그 분을 경외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양심에 가책을 느끼지 않기 위해 애쓰며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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