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서 왜 약국체인 보기 힘든가 했더니
문을 닫은 LA 한인타운 올림픽길의 옛 라이트에이드 매장은 펜스로 둘러 싸인 채 오랜 기간 방치되고 있다. /이해광 기자
전국서 10년 사이 3분의1 문 닫아
고객 줄고 절도피해 급증 등 영향
타운서도 곳곳 폐쇄, 한인들 불편
“이러다 약국체인들이 모두 문을 닫는 것은 아니겠지요?’
LA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몇 달 전 단골로 다니던 집 근처의 ‘라이트에이드’ 매장이 폐쇄한 이후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그는 “라이트에이드에서 주로 처방약을 받았고 멤버십도 있어 포인트가 쌓이면 큰 폭의 할인 혜택까지 누렸었다”며 “처방약을 받는 약국을 바꾼 것까지는 그렇다고 해도 한인타운의 또 다른 ‘라이트에이드’ 매장까지 클로즈하면서, 그동안 모아온 포인트는 사용할 기회가 줄었다”고 전했다.
최근 대형 약국체인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영업망 축소를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0년 동안 문을 닫은 약국체인 매장은 전체의 3분의1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한인 등 약국체인을 자주 이용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USC와 UC버클리, 존스홉킨스대학 등의 최신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0~2020년 운영했던 CVS, 월그린스, 라이트에이드 등 약 8만9000개의 약국체인 매장 중 29% 이상인 2만6000여개가 2021년까지 폐쇄했다.
특히 2010년부터 2017년까지는 약국 체인들의 매장이 반짝 늘기도 했지만 이후 2018년부터 폐점이 줄을 잇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인 지난 3년 사이 약국체인들이 수 백 개의 매장을 폐쇄한 점을 감안하면 현재까지 영업을 중단한 매장 수는 이보다 크게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약국체인들의 부진은 최근 몇 년 사이 절도범죄가 기승을 부린 데다 오프라인 고객의 지속적인 감소로 인한 영업 부진을 견디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약국체인 매장들의 줄 폐업은 소수계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흑인과 리티노 등 밀집 지역에서 더 많은 약국체인들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LA 한인타운 지역도 여러 곳의 약국체인들이 폐쇄됐다. ‘라이트에이드’의 경우 3가와 버몬트길, 올림픽과 크랜셔길 코너 등 여러 매장이 영업을 중단했다.
특히 한인타운의 경우 문을 닫은 약국체인 매장들 대부분이 오랜 기간 펜스로 둘러싸인 채 방치되면서 홈리스들이 몰리는 등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해광 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