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모들도 당황한 트럼프의 '50년 만기 모기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올린 '50년 모기지' 포스터. /트루스소셜
'충성파' 주택금융청장 보고 직후
정책 검증 없이 SNS에 직접 게시
"변덕스런 트럼프 통치방식 예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참모들과 일언반구 상의도 없이 50년 만기의 초장기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정책을 불쑥 꺼내 들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정책은 트럼프 대통령의 충성파로 분류되는 빌 펄티 연방주택금융청(FHFA) 청장이 직접 보고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논란은 더 커지는 분위기다.
저치전문매체 폴리티코의 지난 10일자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트루스소셜에 50년 모기지 정책 추진을 암시하는 듯한 이미지를 게시했다.
'위대한 미국 대통령들'이라는 제목의 이미지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50년 모기지'라는 글자가 적혔다. 왼쪽 옆에는 같은 형식으로 '30년 모기지'라는 글자 밑에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사진이 실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50년 모기지 정책을 추진하면 루스벨트와 함께 미국에서 손꼽히는 위대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로 읽힌다.
게시물이 공개되자마자 백악관 참모들은 항의 전화를 받아야 했다. 주택담보 대출 상환 기간을 50년으로 늘리는 것은 정책적으로 잘못된 아이디어라는 비판이었다.
담보대출 만기가 길어질수록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장기 모기지는 상대적으로 대출 부담이 작기 때문에 그만큼 주택 수요를 늘려 부동산 가격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백악관 참모들은 사전에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전혀 통보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도 대출 초기 상환금이 대부분 이자 비용이 될 것이라며 50년 모기지 구상을 혹평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게시물이 논란이 되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진화에 나섰다. 그는 9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50년 모기지는 매달 내는 돈이 조금 줄어든다는 뜻"이라며 "기간이 길어질 뿐이지 큰 변화는 아니며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50년 모기지 구상이 그의 충성파로 분류되는 펄티 주택금융청장의 직보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 커지는 분위기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가 게시한 50년 모기지 이미지는 펄티가 지난 8일 트럼프를 직접 찾아가 보고한 포스터다.
트럼프 대통령은 펄티의 보고를 받고 난 뒤 약 10분 뒤 이미지를 SNS에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펄티의 보고 현장에 함께 있었던 한 인사는 폴리티코에 "대통령에게 보고되는 모든 것은 반드시 검증돼야 하지만 펄티는 대부분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펄티 청장은 미국의 대형 주택 건설업체인 펄티그룹 창립자 윌리엄 펄티의 손자로, 대선 기간 트럼프 캠프의 후원자였다.
그는 연방준비제도(연준) 리사 쿡 이사 등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으로 알려진 인물을 상대로 모기지 사기 의혹을 잇따라 제기하면서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폴리티코는 "이 사건은 주요 정책이 얼마나 즉흥적으로 대통령에 제안되는지, 그리고 트럼프의 변덕스러운 통치 방식이 얼마나 쉽게 역풍을 부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촌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