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금지 구역서 반려견 목욕… 철없는 한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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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금지 구역서 반려견 목욕… 철없는 한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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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출수에 앉아 반려견을 씻기고 있는 한인 커플의 모습. /옐로스톤 국립공원 페이스북

 


옐로스톤 온천수에 버젓이 앉아

한국어 “여기 자리 잡았어” 웃음

USA투데이 등 미 전역으로 보도

공원 “당사자 처벌은 결정 못해”




부부로 짐작되는 한인 남녀가 이용이나 출입이 금지된 옐로스톤 국립공원 온천수에 들어가 버젓이 반려견을 목욕시키는 장면이 미 전역으로 보도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USA투데이, 야후 닷컴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옐로스톤 내 파이어홀 레이크 주변 온천수에서 남녀 커플이 반려견 2마리를 씻기는 동영상이 포착됐다. 이 영상은 카리사 크룰이라는 제보자가 촬영해 옐로스톤 국립공원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졌다.


57초짜리 비디오 클립에는 한 남성이 흐르는 온천수에 앉아 작은 애완견 한마리를 씻기고 있었고, 잠시 후 한 여성이 또 한 마리를 데려왔다. 이 남성은 한국어로 “여기 자리 잡았어”라며 웃음 소리를 냈고, 이어 반려견을 향해서는 앉으라는 뜻인듯 영어로 “sit, sit”이라고 명령하는 음성이 들린다.


동영상을 촬영한 크룰씨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파이어홀 레이크에서 흘러나온 유출수들은 끓고 있지는 않지만, 김이 나는 따뜻한 물”이라고 밝혔다. 이 호수는 3마일 길이의 루프 형태로 이뤄져, 여러 갈래의 온천과 간헐천으로 연결된다.


매체들은 “이들이 범법행위를 인식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그러나 자신들 뿐아니라 반려동물까지 위험에 노출시켰다”고 전했다. 보도는 또 “공원 당국은 이 동영상에 대해 파악하고 있지만 당사자들을 찾아내 벌금 등의 처벌을 할 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추가했다.


옐로스톤 공원 린다 베레스 대변인은 “공원 내 온천 지역은 지반이 약해 사람 몸무게에도 자칫 무너져 내려 지하에 숨겨진 열수에 빠질 위험이 있다. 이제까지 옐로스톤 온천수에 실족해 사망한 사람이 20명 이상”이라며 “특히 반려 동물은 지정된 장소에만 데리고 갈 수 있다. 산책로나 하이킹 트레일, 온천지역 등에는 접근이 금지되니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아주투어 박평식 회장은 “옐로스톤 출입구에는 ‘들어가서 손도 씻지 말고, 발도 담그지 말라’는 주의 사항이 분명히 써 있는데, 이를 보지 못했거나 아니면 무시한 것”이라며 “우리 같은 경우는 단체투어를 인솔할 때 충분히 사전 안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또 “옐로스톤에 가면 좋은 곳 구경하는 것만해도 시간이 없을텐데…”라며 혀를 찼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지난 달에도 금지 구역인 열수지역에 들어간 20대 여성을 고발해 법원이 일주일 구류형을 선고한 바 있다. 법원은 자칫 생명까지도 잃을 수 있는 위험 지대를 불법으로 침입한 행위가 절대 가볍지 않다고 판단하며 실형을 내린 뒤, 벌금 2040달러와 함께 2년 보호관찰 기간 동안 옐로스톤 출입도 금지시켰다.


옐로스톤은 와이오밍과 몬태나, 아이다호 등 3개 주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했다. 화산 고원 지대로 마그마가 지표에서 가까운 곳에 있기 때문에 다양한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옐로스톤(노란 바위)이라는 명칭은 미네랄이 많은 온천수가 바위 표면을 노랗게 변색시켜 붙여진 이름이다. 1872년에 미국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됐으며, 1978년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백종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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